1. 육합(六合)
지구가 23.5도로 기운 상태에서 자전하는 원리에 따라 회전축을 중심으로 같은 위치에 있는 기운끼리 합을 이루어 새로운 오행의 기운을 생성한다. 육합은 일월(日月)이 합삭(合朔)한 것에서 유래하며, 태양과 지구가 달을 중심으로 일직선상에 놓이는 경우를 말한다. 2개의 지지합으로 생성된 오행의 기운은 계절적 기후의 특성인 한난조습(寒暖燥濕)이 융합되어 만든 환경적 기운으로서 천간오행의 기세를 도와주는 뿌리역할을 한다.
지지합
(1) 子-丑 合 土
어둡고 차가운 겨울 기운인 子와 丑이 만나 합을 이루면 土氣가 생겨나므로 은둔하면서 계획하고 준비하는 기운이 된다.
(2) 寅-亥 合 木
寅과 亥가 만나 합을 이루면 木氣가 생겨나므로 용출, 시작, 전진, 창조적 활동 등 봄에 만물이 생장하듯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기운이 된다.
(3) 卯-戌 合 火
卯와 戌이 만나 합을 이루면 火氣가 생겨나므로 완성, 질서, 절정, 명예, 겉을 치장하는 화려함, 직선적인 성향 등을 의미하며, 밖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외향적 성향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기운이 된다.
(4) 辰-酉 合 金
辰과 酉가 만나 합을 이루면 金氣가 생겨나므로 숙살, 결단, 분별, 냉철, 권력 등을 의미하며, 알갱이와 쭉쟁이를 가려내는 의로운 기질이 있다.
(5) 巳-申 合 水
巳와 申이 만나 합을 이루면 水氣가 생겨나므로 활동적인 기운이 점차 안정되고, 활동의 영역을 줄이며, 휴식을 취하는 기운이 된다.
(6) 午-未 合 火
뜨겁고 활동적인 午火와 여름 열매를 숙성시키는 未土가 만나 합을 이루면 火氣가 생성되어 일을 완성시키고, 양기를 모아 열매(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기운이 된다. 오(午)는 처음으로 음이 생겨 양기를 저지하여 열매를 키우는 기운이고, 미(未)는 분열 확산을 상징하는 양이 주도하는 건도(乾道)의 시대에서 수렴 저장을 상징하는 음이 주도하는 곤도(坤道)의 시대로 대변혁이 일어나는 시점에 해당되는 기운으로서 중화적인 대인배의 성정이 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루는 기운으로 협상, 교역, 중재를 다루는 환경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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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충(六沖)
기운이 반대인 계절 간의 충(沖)으로서 한난(寒暖) 기후와 조습(燥濕) 기후 간의 충(沖)을 의미한다. 12개월 순환을 나타내는 12벽괘(군주괘)로 비교해 보면 계절적으로는 서로 다른 기운으로서 괘의 음양이 서로 반대가 된다.
지지충
인신사해(寅申巳亥)는 인신사해끼리, 진술축미(辰戌丑未)는 진술축미끼리, 자오묘유(子午卯酉)는 자오묘유끼리 서로 극하는 관계이다. 양은 양과 부딪히고, 음은 음과 부딪힌다. 즉, 寅卯辰 東方木局과 申酉戌 西方金局(金木沖), 巳酉未 南方火局과 亥子丑 北方水局(水火沖) 간의 상충(相沖)을 의미한다. 계절적으로는 [春-秋, 夏-冬] 간의 충이며, 기후로는 [한(寒)-난(暖), 조(燥)-습(濕)] 간의 충이 된다.
또한 지지충은 지지에 암장된 천간(지장간)들 상호 간의 충극(沖克)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子午沖은 子중의 癸水가 午중의 丁火를 극하고, 午중의 己土가 子중의 癸水를 극한다. 지지의 충돌이 암장된 천간 간의 충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른 지지충도 같은 원리로 이해한다.
사시순환과 12벽괘12 벽괘를 보면 충은 반대인 배합괘끼리의 충을 의미한다. 반대 괘로서 서로 충하면서도 합을 추구함으로써 상호 보완관계가 되어 순수 기운인 건乾(☰☰)과 곤坤(☷☷)을 이루며 태극을 와성한다. 수리적으로도 서로의 수를 합하면 63으로 태극이 된다.
자오충(子午沖)을 예로 들어보자.
12월괘(12벽괘)를 보면 자(子)는 지뢰복이 되고, 오(午)는 천풍구가 된다. 2진법으로 산정된 양효의 수리가 子는 32가 되고 午는 31이 되며, 이를 합하면 63으로서 하나의 원(태극)을 이룬다(양효로 구성된 중천건괘의 수리가 63이다).
두 괘의 상호 대립하는 효는 대립인자인 음과 양으로 대립하면서도 서로 짝을 이룬다. 서로 충하면서도 중화를 추구하며 하나(一)를 지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총은 상호 대립관계이면서도 서로를 보완하는 상호의존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충이 내게 흉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하는 것은 결국 중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하고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다른 경우도 원리는 같다.
지지충(地支沖)은 지지 고유의 성질을 상실케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하늘의 천간은 뿌리가 흔들리게 되고, 지장간에 암장된 천간은 집이 무너져 근거를 잃게 되니 오행의 쓰임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지충은 근본적으로 기반, 터전의 충이므로 충하면 기반이나 터전이 흔들리고 움직이게 되는 동적인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묶여있는 것을 풀어주어 활성화시키고, 흩어져 있는 것은 동하여 제자리를 찾게 해 준다.
충(沖)은 천간의 터전을 흔드는 것이므로 활성화된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면 길(吉)이 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흉(凶)이 되니 애초에 좋고 나쁨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