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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의 균형을 조율하는 용신 (1)용사지신

사주명리학, 용신을 모르면 사주팔자를 읽을 수 없다.

by 이산 박규선

용사신(用事神)

월지(月支)는 만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조후(調喉)이다. 사시를 순환하는 계절기운을 역행할 수 있는 만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월지가 내장하고 있는 지장간이 투출하는 경우에는 사주 여덟 글자를 용사(用事)하는 강력한 용사지신(用事之神)이 된다. 용사신은 명국전체를 통어(統御)하는 조후의 중심으로서 월지가 품고 있는 지장간이며, 목적을 가지고 일간의 길흉에 간여하지 않는다. 계절의 기후가 개개인에게 억하심정을 가지고 길흉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므로 일간의 길흉에 관계없이 투간한 용사신은 상신의 시의적절한 억부가 없다면 일간을 무시하고 폭주할 수도 있다. 일간을 위한 용사신의 활용은 상신에게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사신은 변화의 흐름이 큰 대운을 중심으로 보며 상황에 따라 세운을 함께 분석한다.


명국의 틀을 잡는 것은 월주이다. 월간은 사주명국의 틀(그릇), 즉 꼴을 의미하고, 월지에 암장된 지장간은 명국 전체를 관장하고 제어하는 용사신이 된다. 즉, 월지장간은 사주명국에 시스템화 되어있는 용사지신이다. 월지장간 용사지신이 명국을 중화지기로 이끌면 명국은 안정되고, 기운이 편재되면 작용력이 활성화되어 명국은 활동적이 된다. 이 경우 기운이 지나치게 강왕하거나 쇠약하여 일간을 해치게 되는 경우에는 상신(相神)으로 억부함으로써 중화지기(中和之氣)를 조절한다.


"팔자에서 용신은 오직 월령에서 구한다(八字用神 專求月令)" <자평진전>


"무릇 사주를 보는 자는 용신이 어떤 지를 먼저 살핀 후에 비로소 순용할 것인지 아니면 역용할 것인지, 배합하여 균형을 이루었는지를 살피면, 부귀빈천의 이치가 자연히 드러날 것이다. 월령에서 용신을 구하지 않고 망령되이 용신을 취하려 한다면 거짓에 빠져 진리를 잃는 격이다(凡看命者 先觀用神之何屬 然後或順或逆 以年月日時遂 干遂支 參配而權衡之 則富貴貧賤自有一定之理也 不向月令求用神 而妄取用神者 執假失 眞也)" <자평진전>


사주명국은 우주의 기운이 모여 나라고 하는 존재를 특징짓는 좌표를 의미한다. 일간은 나머지 7개의 오행과 시의적절하게 조화된 나 자신의 표상이다. 태어날 당시의 우주적 기운이 적절하게 중화를 이루어 나라고 하는 좌표를 찍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 특징화되어 있는 좌표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음양의 편중, 오행의 편중 또는 중화적이라는 자신만의 사주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火五行이 편중되어 있고, 또 어떤 이는 木五行, 金五行 또는 水五行이나 土五行이 편향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은 우주를 통틀어 다른 이와 차별화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우주의 부분으로서 개개의 사물들은 음양오행이 편중되어 각각 특성을 가진 좌표를 가지고 있지만 우주 전체적으로 보면 태극처럼 음양은 일체로써 균형을 이룬다. 음이 부족하면 양이 채워주고 양이 부족하면 음이 채워주어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잡힌 태극원(太極圓)을 이루는 것이다. 만일 부분부분 모두가 중화를 이루고 있다면 우주는 그 순간 작용을 멈추고 말 것이다. 사주팔자는 음양과 오행이 편재와 편중으로 저마다 특색이 있는 균형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설정된 나의 좌표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특성이 기록된 좌표를 무시하고 무조건 중화를 지향한다면 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독특한 좌표를 가진 개개인이 모여서 서로 상호작용함으로써 중화(中和)를 지향하며, 우주 전체적으로 서로 다양한 중화들이 모여 더 큰 단위인 대중화(大中和)인 대화(大和)를 지향한다(保合大和乃利貞). 그러므로 음양과 오행이 서로 다양한 편재와 편중을 이룸으로써 저마다 독특한 좌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는 중화지기(中和之氣)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火氣가 강왕한 경우 水氣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내 기운이 중화되어 절제가 된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집단을 이룬다는 것은 독특한 사주팔자들이 모여 중화를 이룸으로써 또 다른 성격의 집단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러므로 무리마다 어떤 성향의 개개인들이 모였느냐에 따라 그 무리의 중화적 특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즉, 중화라는 것은 모두가 동일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분자들에 의해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다. 중화(中和)는 모여 더 큰 우주적 중화인 대화(大和)를 지향한다.


『주역』 중천건괘 「단전」에서는 이것을 “중화(中和)를 보전하여 더 큰 대화(大和)를 이룬다(保合大和 乃利貞)”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볼 때 무조건 중화를 지향하는 것보다는 나 자신만의 독특한 사주팔자의 개성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좋으며, 중화가 좋다 하여 무조건 중화를 지향한다면 오히려 나 자신의 특성이 무력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국을 해석할 때, 나는 너와 다른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 나는 음양오행의 상호작용으로 생화된 독특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며, 천지만물과 상호관계성을 통해 전일성(全一性)으로 존재하는 환존(環存)인 것이다. 일간은 사주팔자 내의 다른 오행과 상호작용을 통해 특징화되는 나 자신이다. 특히 계절의 기운인 월지의 영향이 일간의 특징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되며, 그러므로 월지장간(용사신)을 일간의 득실을 위하여 가장 시의적절하게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월지장간 용사신이 지나치게 강왕하거나 쇠약하여 일간을 해하게 되는 경우 중화지기인 상신을 활용하여 용사신의 기운을 억부(抑扶)함으로써 일간의 득실을 저울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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