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중국 명대(明代)의 장남(張楠) 선생이 저술한 『命理正宗』에 나오는 병약설(病藥說)에 관한 이론을 소개한다. 병약용신 사주간명 이론으로 유용하다.
병(病)이란 무엇인가? 원명의 해로운 신으로 기신(忌神)을 말한다. 그럼 약(藥)이란 무엇인가? 원명의 해로운 신을 제거하는 육신(六神)으로 용신(用神)을 말한다. 주자(朱子)의 '그 병(病)을 따라 그 약(藥)을 써야 한다'는 말과 같다. 고서(古書)에서는 '병(病)이 있어야 귀격(貴格)이 되는데, 상함이 없으면 기이한 명조가 될 수 없다. 격(格)에 있는 병(病)을 운에서 제거할 때 재록(財祿)이 함께 따른다'라고 했다.
명리서(命理書)가 만 권이 넘게 있어도 이 네 구절에 그 요점이 모두 있다. 사람의 명은 중화를 이루어야 귀격(貴格)이 된다고 하지만 중화만으로 평안하다고 본다면 어찌 명리(命理)의 오묘한 소식(消息)을 찾아 논할 수 있겠는가?
지금 부귀한 사람을 보면 반드시 노고와 굶주림의 고통을 당했으나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서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간혹 우매한 사람들이 병약설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중화만으로 명조를 살피니 열에 한둘만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다.
운에서 약을 쓰면 길하고, 약이 제거되면 흉이다. 운에서 병을 제거하면 막힌 길이 뚫려 순환이 원활하게 되니 만사형통이다. 병을 치료하지 못하면 운로(運路)가 막힌다. 또 재관(財官)만 중요하게 논하나 역시 그 귀취(歸就)와 근원을 하나의 예로 말한 수는 없다. 따라서 병약설의 진의를 모르고 재관(財官)과 중화만을 고집한다면 80~90%는 잃어버리고 간명하는 것이니 병약설이야말로 명리의 참다운 묘리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사주가 토(土)로 이루어져 있으면 수일간(水日日)은 살중신경(殺重身輕)이 되어 관살(官殺)은 많은데 일간(日干)이 약하고, 금일간(金日干)은 토후금매(土厚金埋)가 되어 묻히고, 화일간(火日干)은 회화무광(晦火無光)이 되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목일간(木日干)은 재다신약(財多身弱)이 되어 빈고나 빈천이 따르고, 토일간(土日干)은 비견태중(比肩太重)이 되어 병(病)이 된다. 명에 토(土)가 많으면 목(木)이 있어야 토(土)를 제극(制剋)하고 소토(疎土)시켜 병(病)을 제거할 수 있다.
또 토일간(土日干)에 수재(水財)가 작용하면 비극재(比剋財)하니 비견(比肩)이 병(病)이 된다. 이때는 관살(官殺)인 목(木)이 와서 관극비(官剋比)하면 약(藥)이 되니 길하다.
만일 식상(食傷)이 작용하면 많은 토(土)를 토생금(土生金)하여 병(病)을 설기(泄氣)하니 유리하나, 인성(印星)이 인국식(印剋食)하여 인성(印星)이 병(病)이 되는데 이때는 재성(財星)이 약(藥)이다.
만일 병(病)이 많은데 약(藥)이 약하거나, 병(病)이 약한데 약(藥)이 많으면 운에서 중화시켜야 한다. 병(病)이 많은데 운에서 약(藥)을 만나면 대부대귀격(大富大貴格)을 이루고, 병(病)이 약한데 운에서 약(藥)을 만나면 소부소귀명(小富小遺命)을 이루고, 병(病)도 없고 약(藥)도 없으면 부귀격(富貴格)을 이루지 못한다.
그럼 어떻게 인명(人命)의 오묘함을 탐구하여 지혜를 얻을 것인가? 먼저 일간(日干)의 강약을 살핀 후 월령(月令)의 심천을 보고, 그다음은 일간(日干)과 월령(月令)의 관계와 지지(地支)의 암장을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일간(火日干)이 월령(月令)에 화(火)가 하나 있는데 년상(年上)이나 월상(月上)이나 시상(時上)에 화(火)가 있으면 이것이 병(病)인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지지(地支)에 병(病)이 암장(暗藏)되어 있으면 흉한데, 운에서 또 병(病)을 만나면 혼잡불명(混雜不明)한 명이 된다. 이때는 중한 것을 따라야 한다.
만일 화일간(火日干)이 수(水)를 만나고 금(金)을 만나고 토(土)를 만나면 재관(財官)과 인수(印綬)가 병(丙)이 되니 이 셋을 치료해야 한다. 병(病)이 있으면 의원을 불러 치료해야 하는 것과 같다.
만일 팔자가 왕성하거나 약하지 않고, 원명에 재관인(財官印)이 있어 일간(日干)이 손상되지 않고 중화되면 기발할 것도 없으니 평범한 명이 된다. 따라서 재관인수(財官印綬)나 중화를 논하기 전에 병약설(病藥說)이 가장 중요하니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