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현상은 에너지의 균형과 불균형이 적절하게 배분되면 기후가 안정되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폭풍우가 일어나기도 하고 태풍이 불고 화재가 발생하여 에너지의 이동이 급격하게 발생된다.
인간의 몸도 에너지의 순환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균형과 불균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이 태과(太過)하거나 부족하게 되면 기(氣)의 흐름이 과속하거나 지나치게 느려짐으로써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된다.
인생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운명의 흐름도 결국은 자연의 속성을 지닌 것이니 별반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인성과 비겁이 태과하여 일간이 태강한 경우 통계적으로 치매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1) 오행이 과다(過多)하거나 과소(過少)하다는 것은 오행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십신이 적절하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순환이 막히게 됨으로써 삶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 오행은 생과 극이 적절하게 분포되어야 있어야 오행의 순환이 자연스러워지고, 식신 육친 등 인사적인 문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
(3) 생(生)을 통하여 극(克)을 만들고, 극(克)을 통하여 생(生)을 만든다. 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는 생명순환의 원리이며 그 자체가 길흉을 의미하지 않는다.
(4) 사주명국은 기본적인 운세를 의미한다. 기본적인 운(運)에 합(合)과 충(沖),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들어오는 대운과 세운을 통해 운세의 변화를 판단한다.
(5) 운세를 분석한 후 처방을 해야 한다. 처방은 생(生)과 극(克)이 적절하게 배분되도록 해야 하며, 제(制)와 화(化)를 통하여 견제함으로써 십신(十神)이 적절하게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6) 길(吉)만으로도, 흉(凶)만으로도 형상(形象)은 갖추어지지 않는다. 吉이 지나치면 凶이 되고, 적절한 凶은 吉이 된다. 吉凶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최고의 사주이다. 길흉은 서로를 의존하며 존재한다. 吉 속에 凶이 있고 凶 속에 吉이 있다.
(8) 조후(調喉)는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기운이다. 사주 전체를 제어하는 월지(月支)의 기운에 따라 적절한 오행생극을 통해 생조(生助)와 생설(生泄), 극제(剋制), 극설(剋泄)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中和(중화)에 이르는 길을 찾는다.
(9) 완전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소(seesaw)는 완전한 균형을 이루는 순간 상하작용을 멈추고, 태풍의 눈 속은 고요할 뿐이다. 적당한 편재(偏在)와 편중(偏重)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조화란 음양의 적절한 섞임이지 완전무결한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생장렴장(生長斂藏)의 순환은 음양오행의 시의적절한 편재와 편중으로 인한여 생생(生生)한다. 적당한 기울기가 있을 때 물의 흐름이 좋다는 것을 이해하자.
자연은 때를 따라 변화해 간다. 때를 놓쳐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흉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명리(命理)는 때를 알고 그 변화의 때를 따라 적절히 대처해 나가는 논리가 철학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로 표현되는 사주(四柱)는 日月五星의 기운이 녹아 있는 코드로서 명주(命主)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의 존재임을 규정해 준다.
명리는 자연 속에서 그 구성원으로 태어난 사람의 사주를 통해서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해 나가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분석하여 피흉추길(避凶趨吉)의 방법을 찾는다.
사주는 길흉의 때를 알려줄 뿐 자기 성찰과 수양을 통한 적극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인문학적 철학이 부재하다. 그러므로 사주팔자 명리(命理)를 공부하는 자는 단순히 맞추는 것에 만족하기보다는 때에 따라 적합한 대처행위를 통변해 줄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철학적 논리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사주명리학은 점쟁이 술법이 아니다.
사주팔자를 통하여 그 사람의 기본적인 운명과 성정, 성향, 기세, 방향성, 적성 등을 파악하고, 그리고 태어난 풍수적 환경, 부모의 교육환경이나 재산정도, 교육 수준(전공), 직업, 배우자 궁합 등을 파악하여 현재의 상태를 분석한 후 문점자(問占者)에게 맞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카운슬링(counselling)을 하는 것이 명리학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생아도 삶의 방향이 서로 다른 것이 사실이다.
사주를 통해 선천적으로 주어진 운과 성향, 기세 등을 파악하고, 본인의 자유의지에 의하여 선택하고 결정하는 후천적인 요소를 분석하여 100프로의 확정성(確定性)을 추구하기보다는 잠재되어 있는 개연성(蓋然性)에 무게를 두어 활인(活人)하는 방향으로 상담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