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ADHD 아닌가요 ㅠㅠ

- 일단 스낵 컬처부터 끊어 보시는 게...

by 비상구가빨강

ADHD는 근 몇 년 사이에 확연히 언급이 늘어난 질병이다. 병명을 직역하자면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이다. 다시 말해,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며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대개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가만히 둔다면 성인기에도 증상이 남게 된다.



혹자는 정의만 듣고 '주의가 산만하면 전부 ADHD'라고 속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으로 단순히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주의를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과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풀이해 보자면,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 외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 역시 ADHD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질환은 자신의 의지대로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거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지금 ADHD의 언급이 잦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 지금 보고 계시는 유튜브 숏츠/인스타 릴스 때문이 아닐지...










스낵 컬처는 '과자를 먹듯이 5~10분의 짧은 시간 동안 문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들은 개별 콘텐츠에 소비하는 시간이 짧으며,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개별 콘텐츠, 즉 전체 내용을 구성하는 각 콘텐츠의 편 수가 많다면 내용이 희석될 수 있겠지만 대개는 자극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스낵 컬처의 유의어가 그 유명한 '숏폼'인 것이다.


숏폼은 총 세 가지 플랫폼에서 주요하게 발생한다. 유튜브의 숏츠, 인스타의 릴스, 그리고 틱톡이다. 다른 두 채널이 숏폼과 여타 콘텐츠를 병행하고 있다면 틱톡은 아예 숏츠만을 다루고 있는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근래 다수 유행의 출처가 틱톡인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스낵컬처, 그중에서도 숏폼이 얼마만큼 힘을 얻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롱폼 콘텐츠가 저물고 숏폼이 유행의 선두주자가 되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아이들을 중독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빠른 이해를 위해 간단한 용어만을 사용하다 보니 문해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콘텐츠에 일단 우려부터 표하는 것이 어른의 '특'이지만(이렇게 우려만 표하다 보면 트렌드고 환경 적응이고 다 망하는 것이다) 유독 인상적인 기사가 있어 덧붙인다.





김영훈 교수는 “숏폼을 몰입해 시청하는 습관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긴 분량의 다른 영상을 보기 힘들어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은 더 늘어난다"며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더 자극적인 영상에 끌리게 하고 수동적인 집중력을 유지시켜 타 영상보다 숏폼 시청이 더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12월에 헬스조선의 강수연 기자가 작성한 <재밌고 자극적인 '숏폼' 시청, '팝콘 브레인' 만든다> 기사의 일부이다. 김영훈 교수가 길게 설명한 저 현상이 바로 '팝콘 브레인'이다. 최근의 콘텐츠는 굉장히 자극적인데, 뇌가 이에 익숙해져 현실에서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 무감각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팝콘이 되어 버린 뇌는 현실의 일들에 집중하지 못하고, 비극은 코앞에 닥쳐온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숏폼은 완결성을 가지지 않는 콘텐츠이다. 정확히 말하면 콘텐츠의 길이가 너무 짧아서(30초~1분) 애초에 완결성을 가질 수 없다. 거기다가 터치 한 번이면 바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다. 제대로 정보를 수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넘어가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넘어가고, 들어가고...


이렇게 짧고 희미하게 정보가 스쳐 지나가는 삶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뇌는 거기에 적응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누가, 대체 누가 현실의 일들을 오래 기억하고 집중할 수 있을까? 아마 아인슈타인이 또 태어난대도 틱톡 삼 년 보면 전구 발명은커녕 전구 갈기도 어려웠으리라 확신한다.










온라인 속의 자극과 현실에서 느끼는 지루함, 그렇기에 더욱 현실에 집중하지 않으려 하는 태도, 결국 자극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과잉 움직임까지. 이는 분명 이상이 있는 행동처럼 보이며 심한 경우에는 질환으로 의심되기도 한다.



ADHD로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 조회를 해 보면 'ADHD 증상'이나 'ADHD테스트'와 같은 키워드의 높은 조회수를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상태에 대해 의심하고 검증받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의 주위에 늘 스낵 컬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 어쩌면 병명은 ADHD가 아니라 팝콘 브레인일 수도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묶고 가둔다면 사랑도 묶인 채 (with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