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자타공인 세계 1등의 OTT 플랫폼이다. 세상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콘텐츠를 한 곳에 모으고자 했고, 콘텐츠가 모인 곳에 사람이 따랐다. 2019년에 발발한 코로나19는 이들의 성장에 한몫했다. 집에 틀어박힌 순간, 콘텐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돈이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문제는 넷플릭스의 수익 모델이다. 넷플릭스는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지속적으로 구독료를 받는다. 초반에야 좋은 모델일 수 있겠으나 사실 이건 시간이 갈수록 수익을 거두기 힘든 형태이다.
넷플릭스가 지닌 콘텐츠 중에서는 매력적인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몰려드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한 달 구독하면 그 안에 있는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달이면 보고 싶은 걸 다 보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콘텐츠는 자주 나오지 않고, 구멍 뚫린 주머니처럼 사람들이 숭숭 새어 나온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었다. 오로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콘텐츠들은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
오징어게임 2 이미지
'우리 새 콘텐츠 나올 거야. 그러니까 가지 마.... 이거 진짜 재미있어....'
너무 구질구질한가? 하지만 이게 넷플릭스의 실상이다. 구독자 유치를 위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내야 한다. 이렇게 넷플릭스는 제작사로서의 역할과 플랫폼의 역할을 모두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자. 이 선택이 과연 현명한 것이었을까?
콘텐츠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대표 주자이다. 잘 되면 좋은데... 실패하면 이거 문제가 커진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바로 '창구 효과'이다. 창구효과란 하나의 프로그램을 여러 채널에 내걸어 프로그램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영화를 하나 만들었는데 영화관에서 사람들이 안 봐. 그럼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에 내다 판다. 넷플릭스에서도 시들해지면 또 다른 플랫폼에 또 판다. 그마저도 안 되면 OCN에서 재방송, 삼방송 하면서 짜낼 수 있는 걸 쭉쭉 짜내는 것이다. 간혹은 자사 홈페이지에 방송 내걸어 광고료로 먹고살기도 한다. 결국 제작사는 손해를 보지 않고, 손해를 보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어떨까?
자사 플랫폼 성장을 위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는 당연히 자사 플랫폼에서만 서비스한다. 창구효과? 자존심 상해서 그런 거 못한다. 그런데 콘텐츠 제작에 드는 돈... 사실 이게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2023년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이 170억 달러, 한화로 22조 1천억 원이다. 2024 경기도 1년 예산이 36조인데....... (자... 이제 누가 거지지?)
물론 모든 콘텐츠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254억 원을 들여 제작한 <오징어게임>이 약 1조 2400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을 보면 콘텐츠 사업은 분명 하이 리턴이 맞다. 단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그 '하이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는 2023년 705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만을 제작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6% 감소한 수치였다.
엔데믹 선언과 함께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가고, 구독자는 떨어지고, 오리지널 콘텐츠는 망하고.
그렇다면 넷플릭스의 마지막 대안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 '남은 구독자에게 돈 짜내기'일 것이다.
넷플릭스는 화질, 계정 공유 인원, 콘텐츠 저장 등에 차등을 두어 요금제를 만들었다. 그중 가장 금액대가 낮던 것이 바로 베이직 요금제다. 동시접속 인원 1명, UHD 화질은 이용 불가능하지만 월 9,500원이라는 가격적 장점을 가지고 있던 요금제이다.
그렇지만 그거야 소비자 입장이고... 당장 분기별로 이용자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경영진의 시선에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베이직을 없애고 신설되는 요금제 '광고형 스탠다드'이다. 영상의 전후에 광고를 삽입해 수익을 얻는 모델은 유튜브의 사례를 통해 이미 확실하게 검증되었다. 게다가 해당 요금제의 금액은 월 5,500원. 금액적으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요금제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22년 11월부터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도입해 왔고, 결국 95억 6000만 달러의 2·4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무료 콘텐츠와 값싼 요금제가 넘쳐나는 지금, 간혹 경영진이 걱정될 때가 생긴다. 이렇게 퍼줘서 어떻게 먹고살지 싶어 지는데... 그럴 때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대사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