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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베이싱어의 영화들

<겟 어웨이>를 보다가 옛날 영화를 떠올렸다

by 솔라리스의 바다

킴 베이싱어(Kim Basinger). 과거 킴 베신저라 불리던 배우. (또 어딘가에서 '킴 베이싱거'가 맞는 발음이라고 하기도 한다.)


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겟어웨이>(로저 로널드슨, 1994)를 보다가 킴 베이싱어를 보고는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53년생이니까 그때도 이미 마흔 살이었건만) 이 영화에서 닥 맥코이(알렉 볼드윈)의 안내 캐롤 맥코이로 등장하는 베이싱어는 멕시코 감옥에 있는 남편을 빼내기 위해 악당 베논(제임스 우즈)의 유혹을 받아들인다. 닥은 베논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오고 베논의 지시에 따라 금고를 털게 된다.

겟어웨이.jpg 주인공인 킴 베이싱어와 알렉 볼드윈은 실제 부부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범죄물, 배신, 복수극이지만 사실은 아내를 의심하는 남편의 이야기다. 닥은 아름다운 아내 캐롤과 베논 사이를 의심한다. 캐롤은 닥을 사랑 하지만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서는 베논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이런 의심과 불안이 두 사람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내러티브의 긴장감을 높인다.

샘 페킨파의 <게터웨이>에서는 스티브 맥퀸이 주연을 맡았다. 잘 어울린다.

사실 이 영화는 여성을 불신하기로 유명한 샘 페킨파의 78년도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샘 페킨파의 영화에서 아이와 여성은 못 믿을 존재다. 그런 설정이 킴 베이싱어를 만나면서 질투와 불안으로 바뀌었다. (닥은 아내를 못 믿는 게 아니라 세상의 남자들을 못 믿은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다가 킴 베이싱어의 영화들을 생각해 봤다. 가장 유명한 <나인하프위크>(에드리안 라인, 1986), <배트맨>(팀 버튼, 1989), <L.A 컨피덴셜>(커티스 핸슨, 1997), <8마일>(커티스 핸슨, 2002) 그리고 <새엄마는 외계인>(1988)이나 <최종분석>(1992) 같은 영화들. 배우의 전성기에 나온 영화를 동시대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화면 속의 킴 베이싱어에게는 아련한 표정이 있다. 약간은 쓸쓸하고 외로운 듯한. 그래서 더 다가가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참, 킵 베이싱어의 출연작 중 <리얼 맥코이>(러셀 멀케이, 1993)라는 영화가 있다.

리얼 맥코이.png <리얼 맥코이>는 킴 베이싱어를 위한 영화다. <도둑들>의 전지현 캐릭터 원조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킴 베이싱어는 캐런 맥코이라는 은행강도로 출연한다. 복역 후 아들을 찾기 위해 다시 은행을 터는 이야기다. 캐릭터 이름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겟어웨이>와 무척 비슷하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나왔고. 그때는 이 두 편의 영화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도 했던 것 같은데, 이젠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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