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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스타워즈> 외전들

<만달로리안>, <안도르> 그리고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by 솔라리스의 바다

어릴 때, TV로 본 <스타워즈>는 실로 대단했다. 특히, 광선검을 휘두르며 포스를 쥐고 흔드는 제다이 기사들은 정말 멋졌다. 그래도 초등학교 고학년이었기에 보자기를 목에 두르고 종이칼을 휘두르는 건 참았지만, 루크 스카이워커나 오비완 케노비 같은 제다이 기사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오리지널 3부작, 프리퀄 3부작, 시퀄 3부작을 모두 봤다. 열광했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작한 <스타워즈> 외전을 보기 시작했을 때, 살짝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달로리안>의 딘 자린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전투력이 높지 않다. 간신히 싸움에서 이긴다. <안도르>의 카시안 안도르는 더하다. 도둑이었던 안도르는 우연한 기회에 반군 스파이가 되는데 스톰트루퍼 한 명을 상대하기도 힘들다.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안도르 같은 평범한 인간이 모인 반군 특공대가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훔치는 내용이다. 제다이 기사 한 명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될 일들을, 수십 명의 인간들이 목숨을 건다. 그리고 일도 지지부진하다. 답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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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에서 제다이는 없다. 안도르나 진 어소(<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주인공) 같은 이들만 있다. 이들은 그나마도 상당히 용기를 낸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은 용기를 내기도 어렵다. 겨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그래서 직장 내 부조리에 항의할 용기를 갖는 것조차 힘들다.)


처음에는 제다이 없는 스타워즈 외전들이 별로였지만, 보면 볼수록 이해가 된다. 이들이 맞닥뜨린 사건들, 그때 드러낸 감정들, 때로는 비겁함이나 이기심을 이젠 납득할 수 있다. 나이를 먹으니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 이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교과서를 보면 몇몇 위인들만 살았던 것 같지만 결국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걸어간 길이 아닌가 싶다.


다들 알고 있는 얘기를 <스타워즈> 드라마를 보면서 이제야 깨닫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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