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고실험 Dec 17. 2023

롱패딩 입으면 거지라고요?

판매자들의 소비강요가 만연한 시대


롱패딩은 가난한 애들이나 입는다.

롱패딩을 입으면 왕따 당한다.

요즘 강남에서는 100~300만 원짜리 숏패딩이 인기다.


이런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사람들은 생존템이라는 이름으로 롱패딩을 집어드는 중인데 기사들은 혼자 신나서 외계 세상을 읊고 있다.


아마 두 곳에서 만들어낸 기사가 아닐까 싶다.


첫 번째는 언론.

어떻게든 자극적인 기사를 써서 조회수를 늘리는 방편으로 쓰려는 것.

인간도 야생에서의 본능이 남아있어서인지 '내가 남들보다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라는 습성이 있다.

그런 것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어쩌고 저쩌고'라거나 '애들이 왕따 당한다'같은 기사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류계.

처음 롱패딩이 인기였을 때 의류계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작년에 비해서 매출이 몇백 퍼센트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는 어쩌고 저쩌고."

마치 앞으로도 해마다 몇백 퍼센트씩은 당연히 증가할 것처럼.

하지만 시장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본 것이었다.

패딩은 겨울 시즌에만 입는 옷이고 겉감이 화학섬유라서 쉽게 해지지 않으며 10년 이상 입는 경우도 흔한 옷이다.

사람들이 그저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기사 몇 건만 올리면 거액을 척척 낼만큼 우매하진 않다는 사실도 모르고.

의류업계 스스로가 매력적인 옷을 만들려는 충분한 노력을 하지도 않으면서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스타일을 끄집어낸 수준에서 '새로운 트렌드는 이것입니다.'라고 우기는 한심한 짓을 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롱패딩은 성공적인 옷이었다.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고 적당한 가격대에서 판매된 합리적인 옷.

근데 지금 현재 숏패딩이 트렌드라는 게 과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일까?

작가의 이전글 커뮤니티형 인간 (가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