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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고실험 Oct 04. 2023

커뮤니티형 인간 (가제)

현실을 살지 못하는 자들

커뮤니티형 인간이라는 개념이 이미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정확히는 온라인 커뮤니티형 인간을 지칭한다.

이들은 히키코모리가 아니다.

겉에서 봤을 땐 멀쩡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세계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이들은 현실에 있으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적 사고를 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적 사고가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맹비난을 하지 않는다.

다소 과격하거나 예의에 어긋난 언행에도 그냥 속으로 욕 한마디 툭 던지고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그걸 재밌다고 느끼면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기지 않는 비매너를 즐기기까지 한다.

문제는 이것이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순간부터다.

커뮤니티형 인간은 그러한 사고가 왜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

어떤 커뮤니티들은 이미 한계에 한계를 넘어서 계속 자기네들만의 선을 위험지역까지 끌고 가서 그 커뮤니티가 아니면 용납되지 않는 수준의 비매너로 가득 찬 상태다.

(수많은 예들이 있고 각각의 예를 들 때마다 서로 다른 커뮤니티들에게서 맹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니까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다. 그저 스스로 반성하기를 바랄 뿐이지만 그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게 이 글을 쓴 이유다.)

그런데 마치 자기는 '나는 선을 잘 지키는 사람. 여기에 발끈하면 네가 문제인거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산다는 것은 그렇지가 않다.

아무리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에겐 옳지 않을 수도 있다.

다수가 옳다고 이야기해도 그걸 옳다고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도 있다.

그런 소수의 의견도 결코 무시해선 안 되는 곳이 현실이다.

다수가 옳고 다수의 행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이 전체주의고 그것이 집단광기다.

역사적으로 다수의 그릇된 믿음이나 혹은 다수의 옳은 판단이라 하여도 그것이 인류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준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그렇지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다수가 옳다.

그리고 그 다수도 그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기준으로만 판단한다.

마치 한 지역에 오래 고여있는 물의 자정작용과도 같다.

그 물 안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들에겐 괜찮은 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여있는 물에는 1 급수에서만 살 수 있는 생명체들은 진작에 멸종당한 물이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게 재밌다고 계속 그 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현실이 답답해진다.

'너네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내가 합리적이야.'

'세상은 이상해.'

'얘들도 생각을 더 해보면 내가 옳다는 것을 알 텐데.'

그리고 여기에 각각의 커뮤니티적 생각을 더하면 그들의 사고가 완성이 된다.


일단 오늘은 커뮤니티적 인간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들이 사회 속에서 어떤 모습인지는 다음번 기회에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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