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힘들고 나만 벌이가 적은 것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적게 버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하기 싫더라도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하는 게 좋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질문이다.
다양한 대답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일명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대답은 대체적으로 이런 것 같다.
"하고 싶을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어야죠."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즐겁게 일을 하면서 또 돈은 돈대로 많이 벌고.
거기에 워라밸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런 직장은 매력이 없을 수가 없다.(본 글에서 직장 내 인간관계나 복지 등의 이야기는 별개로 두고 이야기하겠다.)
그렇다면 왜 이런 좋은 직장은 가지지 않고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장단점이 뒤섞인 일을 찾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소위 '높은 연봉'을 지급하는 직장이나 직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는 더더욱 적다는 것.
당연히 매력이 높은 직업이나 직장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고, 또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다만 그저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에서 일할만큼 내가 준비되어 있는가?'
예를 들어 어렸을 적 꿈이 과학자였던 사람이 있다고 하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과학자라는 꿈이 희미해질 수는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어렸을 때 장래희망을 골랐던 순간의 고민들과 행복과 미래에 대한 기대 등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이 대학교를 마치고 본인이 하고 싶었던 과학자를 하기 위해 연구소에 원서를 넣었다고 해 보자.
이 사람이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아마 높은 확률로 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과학자를 하고 싶다는 본인의 희망과 과학자라는 직업이 필요로 하는 준비물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 과학자를 하고 싶다면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고, 필요하다면 포닥(박사 후과정)을 해서라도 충분한 수준의 학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학위만 가졌다고 무조건 취직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일하고자 하는 곳에서 정확히 어떤 연구를 위해 어떤 언어, 어떤 프로그램, 어떤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도는 미리 알아서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무조건 취직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준비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많은 일들이 그렇다.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컴퓨터 또한 잘 다뤄야 한다.
요리를 하고 싶은 사람은 보건위생법에 익숙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일에 부가적으로 따르는 것들에 능숙하지 않거나 혹은 하기 싫다는 생각이 있다면 나는 '즐거운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일 자체가 즐겁지 못하거나 혹은 좋은 조건의 직장에 채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행히 이런 것들이 아예 해결 불가능한 성질의 것들은 아니다.
나의 성장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도 있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시스템이나 기술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하게는 그 일을 오래 하면서 노하우가 쌓여 자연스럽게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가지게 된다.
다만 문제가 해결되기를 가만히 기다리기보다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습관 정도만 가져본다면 의외로 많은 것들이 해결되고 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ps. 물론 지금 이 말들은 일의 적합성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경우는 원래 하지 말아야 할 일, 혹은 너무 과다한 업무량 등 그 자체로 배제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은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