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1
회색빛 건물,
작게 새어나오는 빨간 빛을 따라 올라가면
오픈 테이블에 오손도손 앉아
공명이 가득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와인을 한잔씩 할 수 있는 을지로 바 302
#2
피크닉 시즌,
대학교 입시 경쟁률만큼 어려운 따릉이를 선점한 뒤
여의도에서 인천 바다냄새가 날때까지
바람을 향해 신나게 달린 후
벤치에 누워 멍하니 본 푸른 하늘
#3
환하게 빛나는 빛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날 반겨주는 원효대교 야경 (매일 밤 11시 칼같이 불이 꺼지는..그래서 더 소중한)
#4
쉬는 날이었는지
술집 문 앞에 붙어있던 메모장
'잘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은 쉽니다'
그렇지.. 우린 이집이 오늘 왜 쉬는지는 잘 알지못하지.. 라며 혼자 피식 웃었던...
그 이후
이름에 끌려서, 단골이 되어버린 회사 옆 단골 술집
'잘 알지 못하면서'
#5
오늘은 어딜가지
오늘은 무엇을 먹으며
무엇을 들을까 라며 고민하던
그 일상들이
이렇게 그립고 소중할줄이야
참 별일이야..
#end
코로나 이후,
너무나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은 이제 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