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의 사명

배움 열세 번째,

by Isen


내 역할이 보이기 시작했다.

삶에는 신기한 현상이 있다. 내가 기운이 없어지면 내 주변 사람들도 기운이 없어지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면 주변 사람들도 서로에게 관심을 보인다. 내가 나누고자 하면 주변 사람들도 나누고자 하고, 배우고자 하면 또 누군가가 배우게 된다. 모든 사람은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있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물은 물의 역할이 있고 나무는 나무의 역할이 있듯이 나도 나의 역할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의 사명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람들 속의 아주 일부인 ‘나’로 내가 느껴진다. 한 인간이 주변으로 어떤 에너지를 퍼트리면 주변 사람들은 그들도 모르게 그것에 동화된다. 한 사람이 퍼뜨리는 에너지들이 수없이 얽혀있다고 생각하니 인류가 하나의 거대한 개체처럼 느껴진다.


나는 얼마나 한없이 작은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그저 나 자신에 국한되었던 자아의 인식에서 벗어나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사명을 다하려는 일부로. 나는 전체가 아니다. 나는 한없이 작은 조각, 티끌이다. 이렇게 말하기가 여태 그토록 싫었다. 나는 커다랬으면 좋겠고 멋있고 훌륭하고 똑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것은 의미도, 소리도 없는 외침이었다. 아주 작은 일부라는 건 무가치하다는 것도 무능력하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사실이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


나에게는 사명이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사람들 속에서 극히 일부로서, 나의 사명은 나만이 퍼뜨릴 수 있는 선한 에너지를 최대한 넓게 퍼뜨리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 속의 한 인간으로서 그 삶의 책임을 다 하는 것이다. 세상에 중심은 없다. 그저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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