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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도르 Feb 04. 2021

보호자

보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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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하러 같이 가자 했다

수면내시경은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일찍 일어나 병원에 간다

접수하고 짐 넘겨받는다

슬슬 배가 아프다


호명하는 곳 돌아다니며

순서대로 검진 받고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가만히 지켜본다


채혈을 한다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다른 팔 내밀곤

이내 고갤 돌린다


다시 앉아서 기다리다

주사 맞고 링거 꽂고

내시경실로


여기 있어

짐과 외투와 나는

복도에 남겨졌다


문 열리길 여러 번

슬슬 배가 아프다


벽에 기대어

두리번두리번

반대편 복도에서

엄마 걸어 나온다


잠깐 자고 나온 사이

혼자 세월 흐른 건지

어릴 적부터 본 사람 어디 가고

우리 엄마 조금 늙었다


결과 듣고

잠시 앉아 있다

택시 타고

죽집 앞에 내린다


나 어릴 적 입원했을 때

매일 먹어 이젠

입에 대지도 않는 죽


간이침대에 앉아

밤새 간호하던 보호자는 지금

보호자 옆에서 죽을 고르고 있다


보호자,

보호자,

보호자

배 아플 날 늘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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