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돌아온 내 사랑. 훗 ^^
첫사랑이 잘 살면 배 아프고, 첫사랑이 못 살면 가슴 아프고, 첫사랑이 돌아오면 머리가 아프다는데 나는 첫사랑이 돌아왔는데 입이 아프다.
체스터쿵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다.
원래 군것질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과자만큼은 매일 한 봉지씩 사 먹을 정도로 좋아했었다.
어느 날 이 과자가 소리소문 없이 단종되어 버려서 슬펐는데 얼마 전 30년 만에 재출시되었다.
나의 (과자)첫사랑이 돌아온 것이다.
귀여운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옥수수과자에 딸기맛 코팅이 되어있는 달다구리 한 녀석.
이건 꼭 한입에 두 알씩 넣고 입천장과 혀로 지그시 눌러 부셔서 녹이듯 먹어야 제맛이다.
과자를 부술 때 느껴지는 입천장과 혀의 까스러움, 이 사이에 진득하게 붙어 나는 과자찌꺼기, 그리고 불량식품스러운 달콤한 딸기향.
내 (과자)첫사랑은 그렇게 돌아와 입을 아프게 하고 뱃살을 두둑하게 해주고 있다.
어릴 때 울 엄마는 늘 간식을 내 동생과 나눠먹게 했다.
뽀빠이도 딱따구리도 딱 한 봉지만 사서 둘이 나눠먹게 했다. 자주 사주지도 않았으면서.
첫째에게 둘로 나누게 하고 둘째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는 솔로몬의 지혜도 없었으면서 맨날 한 봉지로 둘이 나눠먹으라니... 그래서 우리 남매는 늘 전투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려 싸웠었다.
약아빠졌던 나는 나중엔 슬슬 꾀를 부려 과자 반 봉지 몫을 포기하는 대신 동생을 손바닥에 쥐고 부려먹는 방법으로 진화했었다.
돈이 없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땐 왜 그랬나 몰라.
어릴 적 얘기를 하면 엄마는 항상 이렇게 퉁친다.
이제 군것질용 과자쯤은 박스째로 살 수 있는 어른이 된 나는 돌아온 나의 첫사랑을 매일 만나고 있다.
당당하게 남편과 아이들에게 소개도 해주고 나눠도(?) 주면서!!
그래서인지... 2주 동안 주 3회 필라테스와 주 5회 헬스클럽에 갔음에도 - 운동량과 질은 나도 장담 못하지만 - 2주 만에 잰 인바디가 정말로 진짜로 1도 변화가 없다.
와우! 놀라운 이 한결같음이여!!!
아마 나는 체스터쿵을 물처럼 먹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