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4일 목요일
삿포로가 구워지고 있다.
광복절 기념(?) 태풍이 지나간 후 계속 날이 맑더니만 매일매일 한낮 최고기온을 갱신하고 있다.
어제는 낮 기온 33도, 체감기온 37도라고 뉴스에서 그러더라.
오늘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아침부터 뜨겁다.
아침 9시 퇴근 무렵 기온이 벌써 30도를 훌쩍 넘었다.
내가 삿포로로 온 이유가 선선한 여름 때문이었는데 올해는 왜 이러는지…
습도가 낮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직화로 구워지는 기분이다.
삿포로에서만 평생을 살았다는 할머니 손님이 이런 여름은 처음이라며 손부채질을 했다.
“暑すぎですね。気をつけてください。“
(너무 덥네요. 조심하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사를 건넸다. 표정에 감정을 한껏 드러내며.
나의 인사에 할머니는 폭포 같은 말을 쏟아내셨다.
미안하지만 못 알아듣습니다… ㅜㅜ
그래도 뉘앙스를 보니 잠시 매장에서 땀을 식히고 가도 되는지 묻는 말 같았다.
“はい、大丈夫です。(네. 괜찮아요)”
어찌나 고맙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시는지…
맘 같아서는 오며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두 편히 매장에서 잠시 쉬었다 가시게 하고 싶지만 나에겐 그럴 권한이 없다.
기세 좋게 쉬었다 가시라 하긴 했지만 문 앞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 내는 할머니를 보며 혹시나 오래 있으면 어쩌나 눈치가 보이기도 했으니까.
다행히 할머니는 금방 가셨지만 나는 오늘 아침 세 시간 내내 아이스커피와 차가운 음료를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편의점 알바의 장점 중 하나가 더운 날엔 시원하게, 추운 날은 따뜻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라는 데 딱 맞는 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