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해 주세요

by 히토리

2023년 8월 22일


한국에 있을 때 가끔 올라오는 미담 뉴스를 보면 편의점에서 폐기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이 종종 있었다.

가난한 고학생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면서 폐기되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다던가 굶고 있는 소년소녀가장에게 편의점 주인이 폐기되는 샌드위치 등을 주었다던가 하는…

그 당시에는 팔 수 없는 상품이지만 품질에는 이상이 없고 쓰레기 처리도 만만치 않으니 서로 좋은 일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일본의 편의점은 절대 안 된다.

사무실에 폐기되는 식품들을 한데 모아놓는 바구니가 있는데 새벽에 출근해서 보면 물건이 별로 없다.

마감업무하는 직원이 한데 모아 놓고 퇴근하는 모양인데 늘 이 정도의 양만 있다.

이마저도 점장이 출근해서 어딘가로(?) 들고 가 처리해 버린다.

어학교 수업을 마치고 5시쯤 귀가하면서 저녁거리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르면 먹거리가 얼마 없는 경우가 많은데 재고를 참 잘 맞추는가 보다.

상미기간 초과로 폐기되는 식품들


일본 편의점은 직원 할인 혜택도 전혀 없다.

일하다가 목이 마르거나 하면 음료를 직접 사서 먹어야 한다.

의무적으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근무해야 한다던데 그래서인지 근무시간에 물이라도 살라치면 같이 일하는 직원에게 계산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내가 내 물건 직접 계산하는 것도 안된다.


우리 가게 점장 부부는 8시 전후로 출근하는데 그때마다 빵 한두 개와 커피 두 잔을 사서 꼭 계산을 한다.

내가 새로 들어온 물건을 진열하느라 계산대가 비어 있으면 나를 부른다.


“히토리상~ お願いします~~(부탁합니다).“


얼핏 정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저러 눈치 볼 일 없으니 심적으로 오히려 편하기도 하다.

다만 물은 줘야 되는 거 아냐? 야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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