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아줌마들은 뽀글이파마를 하지 않네?

삿포로 유학일기 - 가을편 #1

by 히토리

자다 말고 일어나서 혹시나 나도 모르게 난방을 켠 게 아닐까 싶어 난방조절기를 살펴볼 정도로 뜨거웠던 삿포로의 여름이 지나갔다.

참을 수 없이 숨 막히게 더웠던 기간은 딱 일주일 정도였지만 에어컨 없이 30도에 육박하는 열대야를 견디기엔 너무 힘들었다.

8월의 마지막 주말, 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 언제 더웠냐는 듯이 삿포로의 날씨가 바뀌었다.

낮에는 아직도 뜨겁지만 밤에는 창문을 닫고 이불을 끌어 덮을 정도로 일교차가 커졌고 공기도 분명히 달라졌다.


가을맞이 단장을 했다.

마용실에 가서 뿌리염색을 하고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를 조금 다듬었다.

여기 오기 직전에 한국에서 미용실을 다녀왔으니 두 달 만에 염색을 하는 것이다.

사실 한 달 전쯤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었는데 맘에 안 들어서 새로운 미용실을 찾았다.

전에 갔던 미용실에서와 똑같은 요구사항을 말했으니 비슷한 헤어스타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니뽄스럽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볼륨있게 머리를 다듬어 주는 편이라면 일본은 머리숱을 많이 쳐서 가볍게 한다고 할까?

아무튼 좀 다르다.


미용실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검색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 K-뷰티가 인기이다 보니 한국스타일을 추구한다고 광고하는 미용실도 꽤 있었다.

스스키노 어딘가 미용실은 한국인의 리뷰도 많아서 거길 가볼까도 생각했는데 내가 지금 아니면 언제 일본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해볼까 싶어 그냥 동네 미용실로 갔다.

머리를 다듬고 가족들에게 사진을 보냈는데 남편도 딸도 모두 입을 모아 딱 일본아줌마 같단다.

우리 가족 카톡방 ㅎㅎ


미용실을 다녀온 뒤로부터는 일본 아줌마들의 헤어스타일만 눈에 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일본 아줌마들 중에 한국 스타일의 뽀글이 파마를 한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는 거다.

다들 파마끼 없는 짧은 커트나 바가지머리, 혹은 단발머리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까맣게 염색한 사람도 극히 드물다.

여기가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시골이라 그런가?

간간히 젊은 사람들 중에는 허걱할 정도로 요란하고 특이한 스타일을 한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소탈하고 검소한 차림이다.

명품을 걸친 사람도 별로 못 본 것 같다.

한마디로 스타일 좋은 사람이 별로 없다.


삿포로에 와서 산지 두 달, 거리를 다니다 보면 현지인과 관광객을 딱 구분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한중일 세 나라의 사람도 알아볼 수 있다.

어쩜 각 나라별로 특징적인 면들이 있는지…

그중에 제일 멋스러운 사람들은 한국인이다.

체격이며 패션이며 헤어스타일이며 단연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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