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왜 보수화되는 걸까?

05. 한국 교회의 성장 배경과 보수화

by 재희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보수(심하면 극우)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어. 목사들이 ‘태극기 부대’와 같은 보수단체 집회에 자주 등장하고, 여전히 반공 이데올로기를 옹호하거나 목회자 세금 납부와 같은 기득권에 예민한 것처럼 보이거든. 한국 교회의 이러한 보수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보수는 시대 변화에 공감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가치와 경제적 기득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말해. 사전적 보수의 개념과는 좀 다를 수 있으니 유의!)


한국 교회는 196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독재 정권과 경제 성장이라는 국가적 상황과 타임라인이 일치해. 전쟁 이후 가난하고 먹을 것 없던 시절, 많은 이들이 신앙에 의지하여 현실을 버텨내고 미래를 개척했지. 다행히 국가의 경제 개발 계획과 맞물려 그들의 성실한 기도는 응답받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신앙심도 굳건해졌어. 당연히 성도들의 헌금은 늘어나고 교회도 ‘경제적 축복’을 받았지.



‘축복’을 경험한 교회는 축복의 통로(?)가 된 군사 독재 권력까지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어. 국가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억압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착취하는 불의한 상황에서도 큰 교회들은 침묵할 뿐이었지. 교회는 사회 개혁보다 개인의 영혼 구원과 축복에 대한 메시지에 더 집중했어.


물론 모든 교회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야. 사회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교회들도 많지. 다만 뉴스에 나오는 대형/주류 교회의 목사, 장로 같은 지도자들이 주로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최근 이들 교회의 정치적 행동이 늘어난 것은 교회의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고 봐. 2000년대 이후 기독교 인구가 정체하다 못해 줄어들고, 종교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견제가 증가하자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줄 정치 세력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거지.



하지만 진심은 드러나기 마련이야. 일부 교회와 목사들의 행동이 신앙적인 진정성에서 나오는 것인지,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욕망에서 나오는 것인지 눈에 보이잖아.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게 된 이유는 이러한 교회의 위선적인 모습 때문이야. 종교과 신앙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음을 교회 빼고 다 알고 있어.


교회 역시 사람이 운영하는 조직이고 고인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신앙과 시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변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지. 예수도 종교 개혁가의 성격이 강했잖아. 종교인들이 가진 차별과 혐오의 태도에 반대했고 사회적 약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어. 위선적인 기득권 세력에게는 ‘독사의 자식’이라고 욕도 퍼부었지. 이제 한국 교회도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 죽으려고 하면 살겠지만, 살려고 발버둥 치면 죽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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