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진리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된 데는 ‘전도’의 영향도 커. 종로 한복판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 지하철 안에서 예수 믿으라고 설교하는 사람, 길거리에서 휴지 나눠주며 교회 홍보하는 사람... 자주 만나게 되잖아. 사실 나 같은 기독교인도 그런 상황을 만나면 피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싶어.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많아. 기독교는 꼭 이렇게 전도해야 하는 걸까?
기독교에서는 전도가 성도들에게 중요한 미션이야. 예수가 부활하고 승천하기 전 제자들에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했던 메시지도 있어. 당시 제자들은 예수의 부활과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면서도 기뻐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는 못 배겼을 거야. 그래서 전도는 너무 놀랍고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지. 성경 속 전도왕인 베드로나 바울도 마찬가지야. 자신의 놀라운 경험을 성경 말씀과 연결하여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을 받았지.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전도는 공감받기는 커녕 무례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전도의 메시지가 나와 무관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야. 무턱대고 쏟아내는 ‘죄인, 예수, 십자가, 구원...’ 이런 단어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지금은 종교의 시대가 아니라 과학과 자본의 시대잖아. 누가 들어도 이해되지 않고 딴 세상 얘기 같을 뿐이지. 반대로 취업, 결혼, 주거, 육아, 은퇴 후의 삶...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현실인데, 교회는 이에 대해 성경 말씀과 연결하여 충분히 공감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의문이야.
사람들은 동네 헬스장이 전단지 나눠주는 것과 교회에서 휴지 나눠주는 것을 다르다고 느낄까? 둘 다 나의 행복한 삶을 기원해주는 건 똑같잖아. 사실 교회 말고도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예수를 전할 수 있는 일들은 많아. 내가 아는 어떤 기독교인은 보육원 출신인데 보육원 아이들을 채용하는 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하고 있어. 이웃의 문제에 공감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수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난 이게 바로 예수가 땅 끝까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생각해.
내가 믿는 기독교는 무엇보다 ‘사랑’의 종교야. 전도도 이웃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사랑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해. 우리 이웃과 사회가 겪는 문제와 어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대해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하는 거야. 믿음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전도라는 말이야. 진짜 전도는 진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삶과 행동으로 진리를 보여주는 거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