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기도는 사랑과 성찰의 기독교적 방식이다
기도는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야. 종교가 없는 사람들조차도 간절한 바람이 있을 때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전능한 신에게 기도하잖아. 그래서 기도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처럼 보여. 자신의 운명을 뜻대로 할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 때문이겠지. 그럼, 기독교의 기도는 일반적인 기도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는 걸까? 기독교인들의 기도 성공 확률이 더 높다든지 말이야. 사실 그런 게 아니라면, 굳이 기독교의 하나님에게 기도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안타깝게도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성공 확률이 높다는 데이터는 (당연히) 없어. 내가 체감하기에도 신앙을 가진 사람의 인생이 더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성경에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같은 구절이 있기는 하지만,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는 없어. 원하는 걸 다 주겠다는 종교는 '돈' 뿐이야. 대신 내가 생각하는 두 가지 다른 특별한 점이 있어. 기도의 내용과 기도의 방식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이야.
우선, 기독교의 기도는 나의 욕망을 넘어서야 해. 다른 글에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나는 기독교의 핵심가치가 '사랑'이라고 믿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 중요하지. 그래서 기도 속에도 당연히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는 거야.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고백하는 기도, 나의 욕망을 넘어서 이웃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기도,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선(善)을 위한 기도도 함께 하지. 신앙인들이 맨날 성경만 보는 게 아니라 이웃의 삶에 대해, 뉴스와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야.
다른 특별한 점은 기도가 쌍방향 소통이라는 거야. 기도는 나와 하나님 사이의 '공감의 대화'라는 것이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하시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함께 대화를 나누는 거야. 대화를 통해서 힘들고 우울했던 기분을 위로받기도 하고, 내가 잘못된 마음을 품고 있었다면 그 마음을 바꾸기도 하고,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도 있게 돼. 그래서 기도는 욕망을 성취하는 수단이 아니라, 욕망과 감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수단이 되는 거지.
신과의 대화라는 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허황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이해할 수 있어. 예를 들어, 부모님과 오랫동안 함께 살다 보면 내가 어떻게 행동할 때 부모님이 좋아하시는지, 화를 내시는지 느낌이 오잖아. 그런 것처럼 성경을 반복해서 읽고 교회를 통해 신앙적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거지. 즉 기도는 나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님의 것에 비추어보면서 스스로 대화하며 성찰하는 과정인 거야.
P.S. 물론 기도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거나, 환상을 보거나,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는 사람도 있어. 그런 기적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난 가능하다고 생각해. 신앙에는 이해를 넘어선 믿음의 영역이 존재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