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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Jan 14. 2023

풋내기 시절의 아름다움을 소환한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까똑!

대학 동기들 단톡방에 알림이 들어왔다.


슬램덩크 보러 가자!


중학생 시절 슬램덩크를 접한 후, 완결까지 만화책 전권을 사모은 마니아였지만… 애니메이션은 뭔가 어색하게 느껴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영화 개봉 소식에도 보러 갈 생각은 전혀 못했다. 친구가 영화 티켓을 쏘겠다고 하기 전까지는.


후기를 조금 살펴봤더니 평이 아주 좋았다. 은근히 기대감이 생겼다. 용산 CGV 프리미엄관에서 봤는데 일반 상영관 2층에 위치한 VIP석 같은 느낌. 출입구도 다르고 1열 밖에 없어 쾌적했고 의자도 아주 편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북산고 멤버들이 한 명씩 나오는데 슬램덩크에 빠져 살던… 그 시절로 소환되는 기분이 들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기대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슬램덩크의 세계 속에 계속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열정, 상처와 아픔, 도전과 성장… 슬램덩크 속에 그려지는 청춘의 흔적과 추억들이 웃음으로 눈물로 흘러나왔다.


영화는 전국대회 산왕과의 경기를 따라가면서 책에는 나오지 않았던 송태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격렬한 투지가 넘치는 산왕전의 분위기와 넘칠 듯 말 듯 슬픔과 그리움이 차오르는 송태섭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영화는 호흡을 조절한다.


산왕과의 경기는 오래전 책에서 본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특히 산왕과의 마지막 장면, 대사 없이 펼쳐지는 뜨겁고 긴박했던 순간의 묘사는 압권이다. 만화 속 장면들이 완벽한 연출로 생명력을 얻어 되살아 났다. 영상톤과 배경음악, 사운드 하나까지.. 그리운 추억을 풍성한 선물처럼 안겨줬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극장을 나오는데 친구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을 흠뻑 훔친 친구도 있었다. 내겐 영화 자체도 재밌었지만 슬램덩크가 내 삶의 일부이던 시절의 향수 덕분이기도 하다. 그 시절의 감성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며… 그리움이 살아났다. 절대 보지 않았던 슬램덩크 TV판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시작한 이유가 아닐까!


언젠가 또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새로운 스토리를 담은 영화로 만들어줘도 너무 좋겠다. 이제는 그저 보통 아저씨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지만, 영화 한 편으로 중고딩… 풋내기 시절의 아름다움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 같은 사치를 또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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