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희 Apr 17. 2023

상사에게 말하기 두려운가요?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박소연

말이 어렵습니다


나는 말보다 글이 훨씬 편한 사람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퇴고한 후에 보낼 수 있는 ‘메일’이 좋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글보다 말이 더 강력하다. 글은 의사결정의 자료로 활용되지만, 실제 의사결정은 대화 속에서 이루어진다. 직장 내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데도 글은 쓸모가 없다. 친화력을 가미한 매력적인 대화 기술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직장에서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첫째, 보고 내용을 간결하고 선명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보고를 하다 보면 구구절절 설명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다. 둘째, 나의 주장이 관철되도록 설득하기가 어렵다. 타인의 반대 견해에 즉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동료들과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내성적인 성향도 있지만 사람을 향한 안테나가 약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원만하지 못할 때가 있다.


출처: Unsplash의 Campaign Creators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변명을 하자면! 나도 실무에 있어서는 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리더 역할을 하면서부터 ‘말’은 나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되었고 평가에도 영향을 주었다.



일의 언어는 다르다


덕분에 ‘직장에서의 말하기’를 주제로 책을 찾아보았고, 이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닫고 업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팁도 얻을 수 있었다. 당장 효과를 본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하나씩 실천해보려고 한다.


책에서는 일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의 서로 다른 특징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일의 언어가 일상의 언어와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단순하고 정확한 소통’이 핵심입니다.
둘째, ‘상대방의 선택’을 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셋째, ‘중간 온도의 관계 언어’가 기본 언어가 됩니다.


이 세 가지는 직장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 능력이다. 단순하고 정확한 언어, 설득의 언어, 관계의 언어. 특히, 리더들은 이 세 가지 소통 역량에 평가가 좌우된다. 책에서는 각각의 역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제시한다. 내게는 ‘보고의 언어’ 파트가 실질적인 조언이 되었다.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출처: yes24.com



보고할 때는 이렇게 하자



#상대방의 WHY를 이야기하세요, 언제나

보고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니즈’가 가장 중요하다. 나도 종종 내가 말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뿐, 보고 받는 사람의 니즈를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니 보고받는 사람의 표정이 지루할 수밖에.


상대방은 나의 WHY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있는 건 오직 자신의 일뿐입니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나의 WHY가 아니라 상대방의 WHY를 찾아서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중략)

비장한 마음으로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려고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이 질문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왜 상대방에게 의미가 있지?’


#모호한 내용은 자세하게 얘기해도 모호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정보가 부족해서, 혹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모호하게 이야기한다. 구체적인 준비가 부족할 때면 말은 길어지는데 모호한 표현들만 가득하다. 상사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이유다.


모호하게 얘기하는 심리는 단순합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순간 족쇄가 될 수 있으니 최대한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중략) 일의 언어에서는 안 됩니다. 모호한 발언이 안전지대를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상사라면 ‘일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고, 투자자라면 ‘투자할 가치가 없는 기업’이라고 평가할 테니까요. 불리한 건 나 자신입니다. (중략)

일 잘하는 사람은 ‘숫자’를 즐겨 사용합니다. 상황을 수치화하여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저렇게 똑똑하게 얘기하는 비결이 뭐지?’라는 감탄이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숫자를 영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Unsplash의 Headway


#어깨를 펴고 당당한 태도로 보고하세요

몇 차례 상사의 부정적 피드백을 받고 나면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압박감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게 위축된 모습으로 또 보고를 하면 상사 입장에서 불안감이 생기고 불신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주눅이 들어 보고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불안하게 합니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세요. 주눅 들어서 얘기할 만큼 죄송하고, 송구하고, 틀릴까 봐 걱정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상사도 자신이 마치 악당인 것처럼 불안하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직원을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중략)

악순환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보고’ 경험을 늘리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좋은 일, 잘되는 프로젝트도 들고 가서 얘기하세요. 상사가 윗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을 만한 성과를 이야기하고, 평범한 진행 상황과 관련된 수다도 떨고, 기존 업무를 더 잘할 방법이 없는지 상의하시는 겁니다. 좋은 일로 보는 일이 늘어나면 보고자는 ‘상사가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라는 걸 알게 되고, 상사는 ‘뜻밖에도 일 잘하는 친구였네’라는 경험치가 쌓이게 됩니다.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말하기 실력은 글로 배운다고 쉽게 늘지 않는다. 선천적인 성향의 문제도 있다. 하지만 일을 잘하고 싶다면 피할 수 없는 숙제다. 크고 의미 있는 성과는 대부분 ‘함께’ 해야 가능하다. 다양한 성향의 상사와 동료들이 함께 소통하고 부딪히며 만들어내야 하는 성과이다. 따라서 리더들에겐 소통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 역시 부족한 소통 역량으로 인해 힘든 순간들을 많이 겪었고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보자. 이 책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커버이미지: UnsplashDylan Gillis

매거진의 이전글 마흔의 존버는 아름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