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삶으로의 초대

마흔에 읽는 성경 - 빌립보서

by 재희

풍요의 시대, 당신은 만족합니까?


세상은 유례없는 풍요를 구가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결핍'이라는 단어에 익숙합니다. 더 높은 연봉, 더 좋은 집, 더 안정적인 미래라는 '목표'는 우리가 다가갈수록 저만치 멀어지곤 하죠. 남들과 비교하며 세운 그 목표 앞에서 우리는 자주 숨이 가쁩니다.


이런 우리에게 2천 년 전, 차갑고 습한 로마의 감옥에서 날아온 편지 한 통이 말을 건넵니다. 바로 바울의 '빌립보서'입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빌립보서 4:4)


풍요 속에서도 결핍에 시달리는 우리와 달리 그는 자유를 박탈당한 죄수의 몸이었지만, 그의 영혼은 기뻐했습니다. 이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감옥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이유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요, 죽는 것도 유익합니다. (빌립보서 1:21)


이 문장은 빌립보서 전체를 관통하는 바울의 고백입니다. 삶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정렬될 때 성공과 실패, 풍요와 결핍은 더 이상 삶의 판단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바울에게 기쁨은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말하는 동시에,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권면합니다. 자신을 비우고, 종의 형체를 입고,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처럼 낮아짐과 섬김의 길을 가라고 말이죠. 기쁨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삶으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무 일이나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빌립보서 2:3)



또한 바울은 ‘만족’에 대해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만족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상황이 좋아서 기뻐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자족)'을 배웠기에 기뻐할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풍족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습니다. (빌립보서 4:12)




기쁨과 평안으로의 초대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빌립보서 4:13)


이 문장은 흔히 ‘성공과 성취의 선언’으로 오해되지만, 성경의 문맥 속에서는 전혀 다른 고백입니다. 이것은 더 많이 이루겠다는 말이 아니라, 부하든 가난하든 어떤 상황에서도 은혜 안에 머물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경쟁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차별점은 '얼마나 더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입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닮은 겸손으로 서로를 돌보며, 주님 안에서 기뻐하는 삶을 살라고 권합니다.


당신의 시선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혹시 내 손에 쥐어지지 않은 것들을 세느라, 이미 곁에 와 있는 주님의 동행하심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진정한 기쁨은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내 삶을 주관하시는 분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그 기쁨과 평안의 초대에 응답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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