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을 기다는 삶이란

마흔에 읽는 성경 - 데살로니가전후서

by 재희


사도 바울의 편지 가운데 데살로니가전후서는 유난히 ‘시간’의 긴장을 품고 있다. 이미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간, 곧 재림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바울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주님은 곧 오실 것이고, 그날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전제가 바울의 권면을 보다 단호하게 만든다. 그는 이 편지에서 교리를 길게 늘어놓기보다, 재림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의 태도와 삶의 방식을 묻는다.



재림 신앙의 키워드, 거룩함


데살로니가전서에서 바울이 반복해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거룩한 삶이다. 재림은 미래의 사건이지만, 그 미래는 현재를 비워 두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를 단단하게 만든다.


하나님의 뜻은 여러분이 성결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음행을 멀리하여야 합니다.(데살로니가전서 4:3)


여기서 성결함, 거룩함은 금욕이나 도덕적 우월을 뜻하지 않는다. 바울이 염두에 둔 거룩함은 일상의 질서에 가깝다. 사랑 안에서 절제하며, 공동체에 짐이 되지 않고, 자기 몫의 삶을 책임 있게 살아가는 태도다. 그는 조용히 자기 일을 하며 살아가라고 권한다. 재림을 믿는다는 이유로 현실을 방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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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할 태도


일부 성도들은 기다림을 오해했다. 데살로니가후서에서 바울은 거짓 가르침에 흔들리거나, 종말을 핑계로 노동과 책임을 내려놓는 태도를 분명히 경계한다.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 하고 거듭 명하였습니다.(데살로니가후서 3:10)


바울에게 재림은 게으름의 면허가 아니라, 삶을 더 성실하게 만드는 기준이다. 또한 그는 ‘불법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종말의 언어가 얼마나 쉽게 사람을 미혹할 수 있는지도 경고한다. 신앙은 언제나 긴장 위에 서 있고, 그 긴장은 무질서가 아니라 분별을 요구한다.



미래가 아닌 오늘을 위한 권면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재림을 현실적인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 노골적인 사이비 종교가 아닌 이상, 내일 당장 세상이 끝날 것처럼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삶을 느슨하게 만든다. 급하지 않으니 미루고, 아직 여유가 있으니 거룩함을 나중의 과제로 남겨둔다.


재림이 멀게 느껴진다면, 그보다 더 확실한 사실이 있다. 우리 각자의 삶의 끝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림의 시간도, 죽음의 시간도 우리는 알 수 없다. 이 불확실성이야말로 우리의 신앙이 날마다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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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재림을 공포로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자기 점검의 기준으로 삼는다. 하나님 앞에 서게 될 삶이라면, 오늘의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요,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자지 말고, 깨어 있으며, 정신을 차립시다.(데살로니가전서 5:5-6)


깨어 있음은 초조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식하는 삶이다. 재림을 믿는다는 것은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설 존재로 오늘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 속에서, 오늘을 성실하게 사는 것. 여전히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필요한 신앙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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