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고 용서하고 끌어안아라

[넷플릭스 추천작] 두 교황

by 재희

회사 동료가 추천했다. 할아버지 두 명이 나와서 대화하는 영화인데 너무 재밌다고. 넷플릭스에서도 ‘지금 뜨는 콘텐츠’라고 추천해준 덕에 제목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터만 봐서는 전혀 끌리지 않았다.


무료했던 퇴근길에 핸드폰으로 ‘두 교황’을 틀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완전히 빠져들었다.

영화의 서두에 나오는 교황 선출 과정부터 흥미로웠다. 전 세계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여 투표를 하고 연기를 피워 선정 결과를 알리는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격식과 위엄이 느껴졌다. 실화에 바탕한 만큼 당시 뉴스 화면을 오버랩한 연출도 재밌었다. (게다가 두 배우와 두 교황의 싱크로율은 정말 놀랍다!)


투표에 참여한 추기경들과 선출된 교황(가운데 흰옷)


영화는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간의 대화를 따라 진행된다. 서로 다른 신념으로 인해 갈등하는 두 사람이지만, 서로가 살아온 삶을 공유하고 교감하는 가운데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분량으로 따지자면 프란치스코가 주인공처럼 보인다. 그런데 나는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베네딕토 16세에게 더 애정이 갔다. 아무래도 그가 보여준 인간의 연약함 때문인 것 같다.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하는 교황, 추기경에게 고해성사하는 교황이라니.



당신은 신이 아니에요. 신과 함께 우리는 움직이고 살고 존재합니다. 신과 함께 살지만 신은 아니에요. 우리는 인간일 뿐입니다.



베네딕토 16세의 피아노 연주 장면이 좋았다. 완고한 보수주의자인 그가 전통의 규율을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프란치스코와 친구로서의 교감이 시작된 것도 이즈음이 아니었을까. 바티칸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더 아름답다. 서로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용서하고 끌어안는 그 장면에서 신앙의 진면목을 본다.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당신에겐 고백하고 용서하고 끌어안아야 할 사람이 없습니까?



영화에는 인생의 통찰을 담은 메시지들이 여기저기 등장한다. 잠시 삶의 걸음을 멈추고 두 교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어쩌면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줄 열쇠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여정도, 아무리 긴 여정이라고 해도 어디에선가 시작해야 합니다. 아무리 영광스러운 여정이라고 해도 실수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인생은 결코 정적이지 않다.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나는 삶의 아름다움을 누릴 줄 모르는 죄를 지었다”

“고해를 하면 죄지은 자의 영혼은 씻길지 몰라도 희생자를 돕지는 못해요. 죄악은 상처이지 얼룩이 아니에요. 치료받고 아물어야 한다고요. 용서는 충분하지 않아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면 모두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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