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새들 강아지풀

by 소원상자

새들새들 흔들리며
바람을 먼저 받아들이고
고개를 숙인 채 햇살을 오래 물고 있다




스치면 아침 냄새가 묻고
늦게까지 남아 신발 끝에 따라온다
길가에 그냥 서 있는 풀,
돌아가다 심심하면 한 번쯤 꺾어 보던 여름




손끝에 닿으면 간질거려 금세 놓치고
눈길을 주면 이내 다른 풀인 척한다




바람이 오면 먼저 흔들리고
바람이 가면 다시 서 있다




작아서 쉽게 꺾이지 않고
가벼워서 오래 붙잡히지 않는다




오늘도 길가에서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지나가는 발등마다 한 번씩 닿았다 떨어지며




새들새들


살아 있다는 말 대신 흔들리고
괜찮은지 묻지 않아도 햇빛을 붙들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지나가던 손바닥에
잠깐 눌렸다가 다시 펴지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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