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 끝까지 남은 것의 이름

by 소원상자

바다는 말을 아낀다.

대신 햇볕을 불러 하루를 증발시킨다.

물은 물의 몸을 벗고, 소금은 소금의 얼굴로 남는다.

버려진 것이 아니라 끝까지 남은 것처럼.


소금밭에는 시간이 눕고,

바람은 흰 문장을 고른다.

발자국조차 조심스러운 이유는

여기서 슬픔도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밤이 오면 달빛은 체온을 버리고

식어버린 밭 위를 지나간다.

아직 굳지 못한 것들은

서늘함 속에서만 살아남는다.


혀끝에 닿는 짠맛은 눈물과 너무 닮아

사람들은 늘 바다를 탓하지만,

실은 햇볕이 더 오래 울었을지도 모른다.


천일염 한 알,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결정.

기다림이 마침내 형태를 얻은 이름.

작가의 이전글무교인이 듣는 종교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