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 락으로 충만한 해가 되길
기쁨은 늘 늦게 온다
비가 그친 뒤
젖은 손에 남은 우산처럼
노여움은 깨진 컵의 가장자리
손을 베고서야 이유를 묻는다
슬픔은 밤새 불을 끄지 않는다
부엌 한편 식지 않은 공기 속에서
아침을 밀어 올린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혼자 남아 나를 데운다
즐거움은 갑작스럽다
잊고 있던 이름 하나를
불현듯 불러주는 일
돌아보면 이미 사라진 뒤다
우리는 네 개의 감정을
사계절처럼 갈아입으며
하루를 지난다
울다 웃고
웃다 멈추는
그 짧은 간극에서
인생은 숨을 쉰다
젖고, 베이고, 데워지고, 웃으며
저녁 무렵 희로애락을 접어
가슴 안쪽에 넣는다
다 펴지지 않아도
사람의 모양으로 남기 위해
오늘이 조금 무너졌다면
접힌 마음 어딘가에
내일이 들어갈 희망 한 자리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