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박수받으며 자란다
시루는 안쪽을 향해 열려 있고
바깥은 닫혀 있다
어둠이 먼저 눕고
물은 그 위를 지나간다
한 방울의 결심이
하루의 등을 건드리면
또르르, 시간이 몸을 굴리며 내려간다
콩나물은 고개를 숙인 채
소리를 씹어 삼키며 자란다
빛보다 먼저 도착하는 것은
기다림의 맛
자라는 일은 대개 소리가 없다
부풀지 않고 설명하지 않고
아래로, 위로
동시에 시루 밑에 고이는 물처럼
콩나물시루에서 물이 떨어진다
또르르, 누구의 시선도 없는 자리에서
스스로 박수를 친다
손은 없고 얼굴도 없지만
리듬만은 분명하다
콩나물은 그 박수에 고개를 들지 않는다
환호가 닿지 않는 쪽으로
성장은 방향을 잡고
속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빛보다 늦은 소리를
자기 몫으로 남겨 둔다
오늘도 물은 리듬을 놓치지 않고
콩나물은 그 소리 안에서 자란다
또르르,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나
열렬한 기립박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