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고등어

by 소원상자

소금은 기억을 붙잡는다

바다를 떠난 뒤에도
물결의 억양이 남도록

고등어는
헤엄치던 방향을 잊지 못한 채
불 위에서 다시 파도를 만든다

썩기 쉬운 것들이
오래 남아 있다

보존되기 위해
상처에 소금이 스미고
시간이라는 불 위에 놓인다

은빛이던 시간은
부엌의 형광등 아래서
조용히 저녁이 된다

칼집 사이로
마른 파도가 번지면
지글지글
누군가의 하루가 익어가고

항해보다
접시 하나 위에서
삶이
제 온도를 찾는다

레몬 한 조각의 빛,
연기 속에 남아 있는 바다 냄새

우리는 서로의 저녁이 되어
불을 건너온 고등어처럼
잠시 서로 덜 먼 곳에 앉는다

살아남은 것의 냄새는
으레 조금 짭짤하다

접시 끝에 남은 가시는
혀끝을 비켜간 채
은빛으로 식어간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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