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귀퉁이
하얀 사각형 하나
밤이 벗어 놓고 간
탈피의 흔적
접착면에 남아 있는 체온
투명하게 식어 간다
약 냄새
민트도 아니고
병원도 아닌
어제저녁
텔레비전 소리 낮아지던 시간
뒤척임의 지도
구겨진 능선들
척추를 닮은 주름
몸은 빠져나갔는데
시간만
여기에 남아
붙어 있다
파스는
피부를 기억하는 물건처럼
천을 붙잡고
손끝으로
살짝 들어 올리면
찍,
이불이
아주 조금
숨을 놓는다
그때서야
새벽이
들어온다
이불 위
통증의 얇은 사본 하나
엄마는 이미
부엌으로 가고
주전자 뚜껑 흔들리는 소리
다시
누울까 말까
보이지 않는 김이
방 안까지 걸어와
식어 가던 공기를
조금 되돌린다
하얀 사각형
누군가
다시 돌아올 것처럼
이불이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