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막내를 소개합니다.

by island mi

우리 집 막내는 다리가 길쭉하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공막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눈동자를 갖고 있다. 막내는 목소리도 크다. 막내가 한번 큰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스마트폰의 건강 앱이 소음 노출 위험 경고를 보내온다. 막내는 가족 중에서 아빠를 가장 좋아한다.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오매불망 아빠 곁에 착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가끔은 질투가 날 정도이다. 우리 집 막내는 검은 털이 반짝이는 예쁜 여자 강아지이다.


그림책 <이불개>에 나오는 강아지 토토는 덥수룩한 털로 다른 강아지들을 이불처럼 포근하게 덥어준다. 털이 잘 빠지지 않는 대신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 주어야 해서 털을 깎을 때 추워서 벌벌 떠는 모습이 안쓰럽다. 털이 밀려 버린 이불개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를 다른 강아지들이 모두 모여와 이불개를 따스히 안아주었다. 주는 마음은 주변을 따뜻하게 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어 준다.

우리 집 막내도 <이불개>처럼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주어야 한다. 검은색 털이 길어서 잘라주면 시원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한파라고 느낄 수도 있겠구나.


우리 집 막내 이름은 <예쁜이> 이다. 아들이 6살 때, 생후 2개월의 아기 강아지가 우리 집의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예쁜이는 아들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다. 겁 많고 불안도가 높은 아들에게 예쁜이의 등장은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애교가 많아졌다. 외동아이라 자기중심적인 면이 다분히 많은데도 밖에서 만난 사람들은 동생이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들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살갑게 대한다. 때때로 둘째를 낳아야 하지 않느냐는 어른들의 말에 “우리 집에 동생 있어요!”라는 말로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남편은 알레르기 때문에 강아지 키우는 것을 결사반대 했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우리 집으로 온 예쁜이를 지금은 남편이 가장 예뻐한다. 예전에 직장에서 큰 사고가 있었던 남편. 밤마다 악몽을 꿀 정도로 트라우마로 힘들어했었는데, 예쁜이가 우리 집에 오고 나서 남편의 마음이 한결 편해진 듯했다. 반려동물을 10분간 쓰다듬으면 스트레스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로 예쁜이는 우리 가족 세 식구에게 선물과 같은 존재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강아지와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산과 바다, 강가 등 자연 속에서 노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고, 밤이면 장작불 앞에서 가족이 둘러앉아 남편과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졌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서로 더욱 돈독해졌다.


반려동물 가족 천만 시대. 두 집 건너 한 집의 막내는 반려동물이라고 한다. 명칭 또한 애완동물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최근의 한 기사에 따르면 저출산과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맞물려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분유 판매량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나도 둘째를 낳는 대신 반려동물을 막내로 입양하는 것을 선택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물과 교감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은 아이의 정서 함양에도, 가족의 화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장마철을 지나고 기록적으로 길어지는 폭염으로 인해 예쁜이의 산책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날씨도 선선해졌으니 강아지를 데리고 호미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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