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수업
두번째 수업날이다.
오늘은 현 서울시 극단 단장님인 고선웅 연출선생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다.
'시작하는 배우에게' 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수업.
연기는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완전히 그 캐릭터라고 믿어버려야 한다고.
나는 표현할거야 라고 생각하면, 그 캐릭터가 될 수 없다고. 나는 그냥 그 인물이다. 라고 믿어야 드러난다고 했다.
내가 아침마다 외치는 긍정확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내가 이미 어떤 지경에 이르고 이미 가졌다고 믿어버리는 것.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그 이미지에 가까워지고, 결국은 이루어내는 것.
연기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표현력 떨어지는 내가 어찌 할까 걱정되었었는데, 그런 걱정은 좀 덜어도 되겠구나 싶었다.
87학번이라고 한 단장님께서는 극단을 운영하며 연기도 하고, 연출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 그 3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아주 탄탄하게 쌓여있고, 연극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연극이 단순 오락거리가 아니고, 소통의 도구, 진실된 예술이라는 것..쉽게 함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진지하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행해져야 하는지 등 배우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얘기를 듣다보니, 그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해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보겠다고 시작한 이 도전이 내게 큰 의미가 될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20여년을 놓고 있었던, 말하기..
하는 일이 온종일 컴퓨터만 바라보며 프로그래밍 언어와 씨름하는 일이다보니, 정말 가끔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말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지칠정도로 말을 해보라."
영화대사를 몇 시간이고 따라해보면 지칠정도가 될거라고 한다.. 한번 해볼까..
오디션에 대한 얘기도 해주시며, 연극에서는 크고 작은 역할 모두가 중요하고, 작은 역할이라도 조명을 받는 순간 주인공이라고, 그 때는 유일하게 무대에서 말할 수 있는, 전달자로서의 권력을 쥐게 되는 것이라고 하시며,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일상생활, 직장생활에서도 적용되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비록 작은 역할을 맡고 있을지라도 내 인생이라는 연극에서는 결국 주인공 아닌가..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자리라 해서 내가 쓸모없어지는 건 결코 아니니까..
10분 쉬었다가
몇개의 대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또 다시 덜컥 걱정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연극은 "play"니까..놀자.놀아보자.
그래~ 무대에 서는 그날까지 신나게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