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무엇일까?

분반이 된 후 첫 수업

by 이슬노트

이제 매주 월요일 세종문화회관에 간다.

나는 월요반에 배정되었고, 우리 반은 16명이다.

이제 본격적인 연기수업을 시작하는 것일까...


수업 며칠 전 노래를 준비해 오라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노오래에?

뮤지컬을 하는 것일까? 설마...

낯선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노래를 부르려나 보다... 생각하면서도, 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어떤 노래를 해야 하나..... 고민에 고민... 또 고민을 거듭했다. 감기덕에 목도 아프고,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으니,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불러봐도 예전 같지가 않다. 최근 노래는 잘 알지도 못하고, 잘 아는 동요를 불러야 하나 생각했지만 쉽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기어이 수업날이 와버렸다.

마음속에 몇 개의 노래를 담아두고, 노래를 들으며 출근길에 올랐다.

월요일은 한 주의 시작이기도 하고, 내가 일하는 곳이 학교인 데다 학기 초라 문의사항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방학 때보다는 확실히 활기차지만, 어딜 가나 복잡하고 시끄럽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만큼은 크게 소란스럽지 않아 다행이다.


칼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둘째랑 간단히 저녁을 먹은 후 세종문화회관을 향해 간다.

출석부를 만들 사진을 찍고, 20분 정도 무용을 전공한 젊은 배우 선생님의 지도로 몸풀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우리 반 선생님으로 활약하실 서울시 극단 소속의 김신기 배우님께서 예술과 연극에 대한 수업을 진행해 주셨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 예술은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한 부분이다.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관람하면서 내 삶은 단조롭지 않고 좀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졌었다.

예술은 시대를 반영하며 계속 변화해 간다. 예전에는 규칙을 따르며 제작하는 모든 사람을 예술가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술로 취급받지 않던 다양한 분야가 예술이라는 대열에 합류했다. 앞으로 AI, 과학기술의 발달로 예술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갈지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예술가들에게 두려운 미래지만, 예술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면 걱정 없이 그냥 과학과 기술이 주는 혜택을 즐기면 된다.
예술에 정답은 없다. 예술은 변화시키는 것이다. 어느 방향이든 움직이게만 해도 그건 괜찮은 예술이다. 오늘 변화에 도전해 보자.
- 김신기 배우님 수업 요약-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연극으로 좁혀지고, 연극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로 이어졌다.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다.

배우는 희곡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 우리는 연극배우가 되어 희곡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수업과 훈련을 받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 할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이다.


10분 휴식 후.

정말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와버렸다.

극 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래를 준비시켰나 보다. 이런....

한 명, 두 명, 다들 열심히 부른다. 하지만 가수만큼 잘 부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내 차례가 왔다.

20대 때 즐겨 불렀던 자우림의 "매직카펫라이드"를 불렀다.

목상태도 안 좋은데, 너무나 떨려서 목소리가 염소처럼 떨려왔다. 아.. 내가 정말 싫어하는 떨림이다.

노래를 부르던 중, 김신기 선생님께서 다른 노래를 불러보라고 한다.

극 중 노래가 서정적이고 감정선이 드러난 곡이라고 감미로운 곡을 불러보라 해서, 백아의 '첫사랑'을 한 소절 더 불렀다. 대체 어떻게 불렀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 이후 다른 분들의 노래가 계속 이어졌다.

여자분들보다 남자분들의 노래 실력이 상대적으로 나았던 것 같았다. 나만 못하는 게 아니라 위안이 되면서도 노래가 들어간 연극을 과연 우리가 해낼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인데.... S시어터라고 했는데, 그 무대에 선 출연자가 2천 명도 안된다고 했는데....

우리 잘할 수 있을까.


대본은 먼저 파일로 주말쯤에 받을 수 있고,

다음 수업부터는 리딩을 하면서 극의 내용과 각 배우들의 특성을 좀 더 알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9월 말에 책으로 된 대본을 받게 되고, 10월 초에 배역이 결정이 된다고....

하.. 떨리다. 배역은 젠더프리다. (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이왕이면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올라오지만, 정말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내 목소리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해보고 싶다.

이 연극을, 이 예술을 즐겨보자!!!










매거진의 이전글연극을 왜 하려고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