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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08. 2022

오늘‘뱅기’를 탔습니다만,

아이 울음, 엄마의 땀방울


요즘 바빠서 글만 쓰고 글을 올리지 못했어요. 서랍 속 글들이 내보내 달라고 아우성치네요 ㅎㅎㅎ 추석 지나고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모두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다행히 감사하게도

급성 폐렴으로 위독하시던 엄마가 다행히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회복하셨습니다. 엄마의 소식을 듣고 급하게 내려갔지만, 엄마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하고 중환자실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코로나에 확진되고 그 시간 동안 혹시나 ‘잘못되시면 어떻게 하나?!’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감사하게도 엄마는 회복하셨고 어제 퇴원한 엄마를 만나고 왔습니다. 완전히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신 엄마를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그래도 기다리는 내 가족이 있고 나도 일상이 있기에 서둘러 길을 나셨습니다.



아이의 울음소리

나를 위한다 생각하고 생전 처음으로 9천 원을 더 주고 지니스트 레치 좌석을 선택하고 표를 구매하였습니다. 탑승장에 대기하고 있을 때 백일쯤 되었을까요? 작은 아이를 안은 엄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째 아녜스를 안고 본가를 오고 가던 때가 생각나 살포시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제 홀몸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본가를 오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여유로움도 느껴졌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한 5분이 지났을까요?! 불편함을 느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달래는 아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고 몇 명의 승무원도 합세하여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불편한지 아이는 더 힘차게 울음소리를 냅니다.



얼마 전 뉴스 기사

얼마 전 보았던 뉴스 기사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기내에서 우는 아이가 불편하다고 부모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승객, 그 기사를 보았을 때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아녜스를 낳고 그 어린 아기를 데리고 4~5시간의 거리에 있는 친정에 가는 것이 큰 걱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시간상으로 더 안전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짐은 택배로 보내고 아녜스와 함께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기 띠로 안은 아녜스와 함께 좌석에 앉았는데 둘이 앉기에는 참 좁은 의자였습니다. 예민한 아녜스는 불편함에 울음을 터트리고 저는 어찌할지 몰라 당황했습니다.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흐르고 온몸이 땀에 젖어 이리저리 달래려고 애쓰던 기억이 납니다.




내 마음속 선을 만나는 기회

우는 아이를 보니 그때의 제가 생각나 아기 엄마의 마음이 내게로 옵니다. 아이 엄마와 아이가 좀 더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서 눈이 마주친 승무원에게 살포시 손을 들고 나의 자리와 아기 엄마의 자리를 바꿔도 되냐고 여쭙니다.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아이 엄마는 바로 내리지 않고 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이 더 고마운 것은 좋은 마음을 사용할 기회를 준 덕분이겠지요?!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세상, 모두가 편안하고 손해 보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지요. 하지만 어찌 그럴 수가 있나요? 조금 불편한 일이 생기거든 나의 마음에도 선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나에게 증명하는 기회로 삼았으며 좋겠습니다.


2022.8.21. 일 서랍 속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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