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22. 2023

나도 가까운 쇼핑몰에 아녜스를 데리고 간다.

어머님처럼(2023.4.22. 토)

사진출처:쿠*쇼핑몰에서




아녜스가

벌써 6학년이다. 자그마한 아이가 어느새 내 키까지 자랐구나. 요즘 한창 친구들과 졸업사진 콘셉트를 무엇으로 할까 토론하기 바쁘다. 줌으로. 방과 후에도. 여러 번 의견을 조율하더니 해리포터 의상으로 결정.


해리포터

슬리데린 망토. 와이셔츠. 주름치마. 넥타이. 딸이 보내준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보지만 역시나 쇼핑은 어렵다. 망토는 어찌어찌 주문했는데 와이셔츠랑 치마는 또 어떻게 사야 하나. 주말에 가까운 쇼핑몰에 가야겠지.


아녜스가

돌이 지나 아장아장 걷던 시기. 아녜스에게 예쁜 꼬까옷을 사주고 싶다며 어머님은 우리를 백화점에 데리고 갔다. 어머님 성화에 못 이겨 카디건 하나를 골랐는데 금액이 사악하다. 뭐 이런. 작은 천 쪼가리하나에 십만 원이 넘나. <어머님 이 돈이면 아울렛에 가서 아녜스옷 몇 벌이나 살 수 있어요. 그냥 가요.>


백화점

앞에 사셔도 당신을 위해 그곳을 가본 적도 없는 분. 아들 둘만 키운 끝에 생긴 어여쁜 손녀. 그 아이에게 예쁜 옷을 사주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어떤 옷을 사줘야 할지 몰라 무작정 데리고 갔을 백화점. 그때 사주신 카디건은 아녜스가 입고 또 입고 테레사가 입고 또 입고. 저 멀리 대구까지 가서 입고 또 입혔다.


아무래도

주말에 시간내기 힘들 것 같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평이 좋은 물건으로 골랐다. 오늘 도착한 옷들이 아녜스 마음에 들었나 보다. (성고 옹!!!) 이제 아녜스는 입는 옷에 부쩍 신경을 쓰는 나이가 되었다. 어디서 어떻게 예쁜 옷을 사줘야 할까. 고민하다 옛 추억이 떠오른다. <피식> 패션에 잼병인 나도 가까운 쇼핑몰에 아녜스를 데리고 간다. 어머님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도 꿈꾸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