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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13. 2023

「죽음이 물었다」

죽음 앞에 평등한 인간




<평등>

평등하지 않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것, 그것은 작가의 말처럼 <죽음>이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예뻐도. 못생겨도. 똑똑해도. 모자라도... 누구나 죽는다는 진리. 하지만 죽음 앞에서 누구나 같은 역사를 지니지는 않겠지. 죽음을 목적에 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다섯 가지,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 나 자신을 위해 살지 못했던 삶, 내 삶의 역사를 기억하는 친구들을 소홀리 했던 나, 그리고 더 행복할 수 있었음에도 행복하게 살지 못한 나. 나는 나로 존재하면 살고 있는가? 존재적 존비를 살고 있는가?


<죽음>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기엔 목구멍에 걸린 단어. 오늘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오늘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앞으로 내가 겪어야 할 죽음들을 위해, 앞으로 나 스스로가 겪어야 할 죽음을 위해... 죽음에 대해 좀 더 읽어볼 참이다.





죽음이 물었다 15p 죽음이 란 거대한 시련이 오면 우리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증 수용이라는 5단계를 밟는다 엘리자베스 큐브 러스가 관찰한 죽음의 5단계는 한자마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부정과 수용이 함께 있기도 하고 수용에서 분노로 역행하기도 한다 한꺼번에 5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경우에는 환자도 보호자도 난감해진다 죽음의 오 단계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함께 호스피스 생활을 하면서 죽어감을 경험한 가족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닥뜨린 가족과는 사뭇 다르다 슬프지만 꿋꿋하다. 그에 비해 죽어감을 죽음 뒤에서 맞이하는 가족은 수십 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가슴앓이와 응어리에 시달린다


죽음이 물었다 63p 환자들이 온전한 인간으로서 포괄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나의 모든 일들은 우선 나 자신과 내 삶을 보살피는 데 헌신한 뒤에야 의미진일수 있다.


죽음이 물었다 77p 나는 죽음이 적당한 때에 찾아올 수 있다고 믿으며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죽음이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큰 야심을 갖고 완화 치료를 수행한다. 자연스러운 죽음을 넘어 아름다운 죽음을 유도하고 보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공감과 연민 사이에서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보다는 위험에 용감이 맞설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올리게 하소서

고통을 먹게 해달라고 애원하기보다는 고통을 이겨내게 해달라고 애원하게 하소서

인생의 사운터에서 동지를 찾기보다는 자신의 힘을 찾게 하소서

두려움에서 구원되기를 갈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얻어낼 인내심을 소망하게 하소서

저의 성공 안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기보다는 실패 안에서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라벤트리나트 타고르 <죽음이 물었다 84p>


죽음이 물었다 94p 직업 가족 사랑 자기 소유의 집 여행에 대한 꿈 그리고 자신이나 누군가의 삶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꿈 누가 그런 것들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지만 죽은 만큼은 누구에게 평등하게 보장되어 있다.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살든, 얼마나 많은 학위를 따든, 얼마나 가족이 많든, 당신은 죽는다. 사랑을 하든 안 하든, 자녀가 있든 없든, 돈이 있든 없든, 모든 것의 종말인 죽음은 반드시 온다.


죽음이 물었다 99p 내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죽음이 물었다 113p 죽어 있는 것처럼 산다는 것은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살아있기는 하되 진정으로 존재하지는 못한다. 우리 주위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들을 존재적 존비라고 부른다.


죽음이 물었다 138p 흔히 사람들은 중병에 걸린 환자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환자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죽음이 물었다 144p 우리는 죽음에 가까워지면 거대한 장벽을 만난다. 장벽은 돌아갈 수도, 넘을 수도 없기에 그 앞에 이르러 죽음을 인지하게 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뿐이다.


죽음이 물었다 165p 건강은 우리가 삶에서 의미 있는 체험들을 즐길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는데, 환자들에게 그걸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병을 치유하고 통제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죽음이 물었다 184p 브로니 웨어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다섯 가지 후회에 대해 소개했다. 다섯 가지 후회들 가운데 첫 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후회다.


죽음이 물었다 199p 두 번째 후회는 솔직한 감정들, 나쁜 감정들을 처리하는 일종의 내적 재활용 과정에서 간과하기 쉬운 유독성 폐기물이 생긴다. 나쁜 감정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솔직한 표현이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면 당신이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놓친 기해 드리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죽음이 물었다 206p 나는 그 벽에 달린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래, 넌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나는 내가 택한 길에 대해 스스로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죽음이 물었다 208p 세 번째 후회는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좀비 같은 모습으로 차를 몰고 집에 돌아온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일에서 얻는 에너지도 삶에서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면 나쁜 에너지가 된다. 자연의 시간 위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죽음이 물었다 211p 네 번째 후회는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다. 당신은 친구들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들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다시 만나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이 물었다 215p 마지막 다섯 번째 후회는 나머지 네 가지 후회 들이 요약된,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뿐이다.

성 요한 네스 그리 소스 토무스



죽음이 물었다 221p 어쩌면 삶을 잘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 속에서 다음 다섯 가지를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표현하기, 친구들과 함께하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스스로 선택하기, 일하는 동안만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의미를 지니는 일하기. 그러면 어떠한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물었다 232p 잃는 법을 배우려면 우선 잃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 끝난 건 끝난 것이며, 영원한 연장은 없다. 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키워야 할 능력이다.


죽음이 물었다 237p 잃는 것을 놓아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실의 아픔을 끌어안는 것이다. 관계가 끝나는가 그럼 완계의 죽음을 실컷 애도하라. 일자리를 잃었는가. 일자리의 죽음을 애도하라. 아픔을 피하지도, 겁쟁이가 되지도, 체험을 가소 평가하지도 말고, 충분히 아파하라.


죽음이 물었다 253p 첫 번째로 하고 싶은 말은, 죽은 사람은 생전에 소중한 존재들과 함께 나눈 삶의 역사를 가지고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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