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우린 직장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대학교 새내기가 되었어요. 갱년기를 이기기 위해 입학한 언니, 70살이었지만 너무 공부하고 싶었다며 늦은 나이에 꿈을 이룬 언니, 사회에서는 멋 떨어지게 한자리 차지(?) 하고 있었지만 제2의 진로를 위해 학교에 온 언니,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에 들어온 진짜(?) 새내기 동생들 등 야간대학이라서 그런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참 재미있었어요.
친구 A : '신랑이 모임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싫다고 했어. 거기 가면 나만 학력이 달라서.. 근데 신랑이 내가 젤 어리데 ㅋㅋㅋ'
아가다 : '그럼 네가 이긴(?) 거다.ㅋㅋㅋ'
친구 B : '남편이 동창 모임 간다고 하면 자꾸 물어봐... 중략... 지금까지 말을 안 했는데.. 내가 대학 늦게 간 거 눈치챈 것 같아..'
친구 C : '나도 아직 말 안 했어. 애들이 물어보면 <그냥 거기 있어.>라고 말해'
당당하지 못함은 우리 몫(?)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당당하지 못하게 하는 걸까? 우리 마음일까? 세상의 시선일까?>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는 학교를 말할 때 선뜻 말하지 못하는 망설임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로 나가서 사회인으로 살아가다가 늦은 나이라도 대학에 가고 싶어서 왔어요. 늦은 나이에 대학에 온 것도, 이름난 대학이 아니겠도, 2년제 전문학사인 것도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친구들과 다르게 저는 아이들, 지인들에게 저의 학력에 대해 밝히지만 당당하지는 못합니다. 부러 떳떳하려고 노력하지요. 무엇이 이리도 당당하지 못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언제쯤 당당해질까요? 16년 만에 다시 찾은 학교 앞에서 약간의 씁쓸함이 올라오네요. 나도 모르게 씁쓸함으로 젖어들 무렵,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덕분에 우리가 만났잖아. 그거 하나는 정말 못 바꾸지! 어디서 이런 친구들을 만나! 세상 편하다. 내 친구들!
그래, 그거면 되었다. 그게 다지, 다른 게 뭐가 필요해! 친구들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