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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Oct 09. 2023

<맨발 걷기>하다가 <파상풍> 주사 맞은 날.

찌릿, 윽(2023.9.5. 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이 글은 9.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운동하기 참 좋은 계절이야



오늘은 맨발 걷기

하늘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릅니다. 높고 파란 하늘, 뜨겁(?) 게 내려쬐는 햇빛(등 타는 줄..) 햇빛세러피를 하면서 세로토닌을 왕창 생성해서일까요? 발걸음은 가볍고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오늘은 호수공원 안에 있는 작은 숲으로 갈 거예요. 숲으로 가는 길에 할머니와 함께 산책 나온 귀여운 아가도 보고(아웅 귀여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공원으로 운동을 나온 사람들을 보니 모두 동지처럼 느껴져 반갑습니다.


우와~

어머나 세상에! 가을이 왔어요. 송이송이 밤송이 좀 보세요. 어릴 적엔 흔하디 흔하게 보았던 녀석, 시골동네 산곳곳에 버려져 있어서 귀한 줄도 몰랐습니다. <너를 오늘 여기서 만나다니! 못 참지! 마구마구 사진 찍어서  이 사람 저 사람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눌 테다!!> 운동하러 나오길 참 잘했어요. 계속 책상 앞에만 앉아있었으면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을 계절의 아름다움입니다. 호수공원 속 작은 숲을 볼 때면 사람의 욕심이 만들어낸 불편한 참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 편이 불편했어요. 그런데 오늘 숲이 주는 아름다운을 만끽하고 나니 <네(숲)가 지금 모습으로라도 남아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구나.>하는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건 운동이 아니고 노동이야


지금-여기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눈으로는 <지금-여기> 존재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그대로 담았고, 피부로는 스쳐 지나가는 숲을 어루만졌습니다. 코로는 풀냄새, 나무냄새, 흙냄새... 숲이 주는 모든 냄새를 맡아보았습니다. 귀로는 새소리, 바람소리, 사람소리를 들었습니다. 작년과 달라진 지금의 저의 모습이 보이네요. 작년에 한참 맨발 걷기를 할 때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을 걸으면서 비워내야지> 하며 걸었어요. 그래서 일까요? 좋은 공기 마시며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나서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어요. 다시 시작한 맨발 걷기는 명상과 함께 하고 싶어요. 지금-여기를 온전히 느끼고 생각을 멈추는 시간 ㅎㅎㅎ 그래서 오감각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걷기를 했습니다.


건강=운동과 나만의 의미

그래도 사람이 타고난 것이 어디 가나요?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또 뭘 생각하고 계산해요. 뭘 하고 있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메나 세상에!> 또 계획을 하고 있지 뭐예요. <맨발 걷기 다시 하니까 좋다. 이걸 일주일에 몇 번 하지? 내일은.. 어쩌고 저쩌고..> 그때였어요. '그건 운동이 아니고 노동이야'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지나가시던 어르신이 한 말씀입니다. <퍼뜩> 정신이 차려지네요 ㅎㅎㅎ 제가 왜 운동을 하려는지 그 <의미>를 있지 말아야겠어요. <내 영혼을 담는 그릇, 몸.> 몸이 건강해야지 이 삶을 더 사랑할 수 있어요. 사랑! 사랑! 사랑! 너무 좋다용 ㅎㅎㅎ



찌릿, 아야

뭘 밟았나 봐요. 나무가시를 밟았나? 슬쩍 옆을 보니 녹색 쐬기 같은 벌레가 꾸물꾸물 기어가네요. 나무에 기대 살포시 발을 살펴봅니다. <나무가시는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다.> 기분 나쁘고 신경 쓰이는 통증이 계속되네요. 무슨 벌레에 물린 걸까요? 숲구경하느라 밑을 보지 않았더니 '아우' 조심해야겠어요.


꽥꽥

돌아오는 길에 오리를 만났어요. 자연이 오늘 나를 많이 행복하게 해 주네요. 그리고 참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다시 찾게 된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순간순간 다가온 행복을 놓치지 않고 마음껏 누려버린 느낌이에요. <참 잘했다>고 나 자신을 스담스담 해줍니다. 그리고 강박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내 삶이 여유로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참 기부니가 좋습니다.


이거 뭔가 이상한데?!!!

이상한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혓바닥과 입안이 저릿저릿하고 마비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샤워를 마치고 난 뒤에 더 심하게 발에서부터 올라오는 불길한 느낌!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그런데 이제는 손발까지 저리네요. 이 상태로 119에 실러 가기 전에 병원에 가야겠어요. 허거걱!


(단골? 병원 의사 선생님)

'제가요. 맨발 걷기를 하다가 발바닥에 뭔가 찌릿했거든요. 근데 손발이 저리고 입안에 살짝 마비같이...'

'뭐? 맨발 걷기를 했다고요.. 아우 엄마. 요새 맨발 걷기가 유행이지만 모든 사람들한테 다 맞는 건 아냐~!'

'저 죽는 거 아니에요?!!!'

'아우.. 그래서 뭐한테 물렸어요?'

'못 봤어요...ㅠㅠ'

'엄마, 맨발 걷기 계속할 거지? 파상풍 주사한대 맞고 가'

'네? 파상풍 주사요? 그거 비싸잖아요. 저 백순데...'

'엥? 35천 원인데?!! 계속 맨발 걷기 할 거잖아. 그럼 맞아요'

'35천 원이요? 몇십만 원이 아니고? 싸네요?!! 그럼 맞아야죠!'

'뭐가 몇십만 원이야. 그건 폐구균이고.. 그리고 엄마, 죽지는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넵!'


(요셉과의 대화)

'자기야~ 나 맨발 걷기 하다가 뭐한테 물린 것 같은데.. 몸이 이상해. 나 죽는 거 아님???!!!'

'뭐라고? 빨리 병원 가봐!'.. 중략..'병원 갔어???!!'

'엉. 의사 선생님이 파상풍주사 맞으라고 해서 주사 맞고 약 타서 왔어'

'어우. 진짜!! 내가 맨발 걷기 하지 말랬지???!!!!! 왜 이렇게 사람이 말을 안 듣니?!!'

'자기야~ 바쁘지? 얼른 일해~~' 뚝!



나답게

이것저것 드셔보고 나에게 맞는 음식을 찾듯, 운동도 이것저것 해보시고 나에 맞는 운동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지만 나의 체질이나 라이프스타일과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저도 많이 경험해 보고 저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보려고요. 어느 정도(시간) 운동을 해야, 어떤 운동을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건강까지 돌볼 수 있는! 그런 운동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맨발 걷기 하시려면 <파상풍주사> 맞으세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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