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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07. 2023

김치 담듯 청귤청을 담아버렸네..

가을에 취해(2023.9.6. 수)



https://brunch.co.kr/@islefree/139


작년 가을

바야흐로..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한 없이 높고 푸른 하늘에 취해버린 날, 기부니가 너무 좋았어요.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면 아파트 장으로 향했죠. 그리고 만나고 말았습니다. <그 고아한 자태, 싱싱하고 청아한!> 냄새만으로도 건강해질 것 같은 그 녀석! 바로 도! 라! 지! 그날은 제가 기부니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도라지를 샀습니다.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벅벅 씻어서 햇볕 좋은 베란다에 하루를 말리고 도라지청을 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았던 거죠. 저 진짜 도라지 갈다가 제 영혼까지 갈뻔했습니다. ㅋㅋㅋㅋ


올해 가을

주말에 만난 대학동창언니가 요즘 청귤철이라고 가족들이 음료수를 좋아하면 청귤청을 담아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즉시 저는 청귤을 5킬로 주문했습니다. 매년 자몽, 청귤, 레몬, 도라지로 청을 담아서 식구들과 맛나게 먹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죠. 3킬로나 5킬로나 배송료가 똑같아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5킬로를 주문했습니다. 배송받은 순간, <허걱> 5킬로 많네요. 갑자기 작년 도라지가 생각납니다. 채칼을 꺼내 들었죠. 그리고 열심히 채를 썰었습니다. 양이 참 많네요. 평소 김치 담던 대야에 한가득입니다. ㅎㅎㅎ 집에 있는 유리병도 다 쓰고 말았어요. 이번엔 영혼까지는 아니고 청귤청 채 썰다가 제 팔까지 채 썰뻔했어요. ㅋㅋㅋ 채칼이 없었으면 청귤청 담고 하루는 꼬박 앓아누웠을 것 같아요.


제 팔을 불살라서 김치냉장고에 김치가 아닌 청귤청으로 가득 채웠어요. 올 겨울까지 맛난 청귤청을 먹는 가족들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네요. ㅎㅎㅎ 지금이 제철이래요. 지금 아니면 청귤청을 담기 힘드니 청귤청 한번 담아보세요. 탄산수에 타 드시면 정말 맛있답니다.^^


추신 : 적! 당! 히! 아시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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