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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25. 2023

해버렸어. 해버렸어. 개강을 해버렸어~!


와~ 개강이다~!


과제에 치이고 모든 것이 낯설어서 울며불며 보낸 1학기, 꿀 같아야 할 방학 동안에도 상담이론 하나라도 더 공부하려다 보니 방학 같지 않은 방학이 훅~~  가버렸다. 뭐냐고~~  난 쉬지도 못했다는... 공부를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언제부터냐? 보이지도 않는구나. 태고적부터 쌓이고 쌓인 방대한 상담이론도 공부해야 하고 이론에 이론을 더해 계속해서 새롭게 파생되는 상담이론들도 습득해야 한다. 취득해하는 자격증과 심리진단검사자격은 또 왜 이리 많은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 더 무서운 건 누가 시켜 지도 않았는데 공부할수록 배우고 싶은 것이 계속 늘어난다는 거다. 이게 젤 무서움! 


아.. 개강하고 일주일(글발생시점에서는 4주 차 ㅋㅋ)이 지났다. 전공서적을 읽고 공부해야 하니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전공서적에 양보해야 한다. 그래서 또다시 새벽시간이 더 귀해졌다.ㅋㅋㅋ 새벽에 일어나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짧은 시간이지만 글도 쓴다. 1학기보다 불안도가 내려가서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졌다. 과제에 대한 요령도 생기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내가 더 잘 알아먹는(?) 지도 알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욕심?>을 내려놓으니 한결 편안하다. 1학기때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교육분석도 받아야 하고 청소년상담사, 임상심리사 등 각종 국가자격증도 취득해야 하고, 한국상담학회 or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전문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수련도 해야 하고, 논문도 써야 하고... 이걸 언제 다하지?? 할 수 있는 건 맞아? 당시의 나에겐 모든 것이 엄청난 중압감으로 느껴져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을 맛보았다.


이러한 좌절감은 어떻게 해서든 목표에 빠르게 접근하려고 하는 나의 성향도 한 몫했으리라. <내려놓기>를 했다. 내려놓은 욕심? 욕심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하튼 내려놓고 비워진 그 마음에 <천천히>를 새겨 넣었다. 사람공부는 끝이 없다. ㅎㅎ 천천히 가자.  어차피 평생 해야 하는 공부니까.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은 '파도에 몸을 실어 버티다 보면 어떻게든 흘러가게 되어있다'라고 말하며 1학기를 견디셨다.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이 나아가고자 하는 그 길에서 보이는 풍경들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담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면 상담사로서 나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살짝 감(?)이 오는 것 같다. 그래서 코칭과 집단상담에 흥미가 생긴다. 흥미 있는 분야가 생겼다는 것이 1학기를 마치고 난 뒤 얻어낸 가장 큰 수확이다. (크읍, 아가다 애썼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오리걸음이든 낙타걸음이든 언젠가는 그곳에 도달하겠지. 그래, 걸어가자.


방학이 지나고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1학기때는 서로 서먹서먹해서 몇 마디 나눠보지 않았지만, 함께 고난(?)을 이겨낸 동지들이라 그런지 개강하고 다시 보는 얼굴들이 더 친근하고 동료애가 한층 생긴 것 같다. 개강하고 한주는 반가운 얼굴들을 맞이하듯 과제들을 맞이했다. 한동안 나의 초점이 <배움>에 집중되어 있을 것 같다. 얼마 전까지는 <배움>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상에서 누리던 것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싫어서 <발악>을 했었다. 놓치지 싫어서 발악하다가 하나라도 놓치거나 실수하면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난하며 난리부르스를 췄다. 사람의 뇌는 어디 하나에 초점을 맞추면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덜 신경 쓰게 되는 법이다. 놓치면 놓치는 대로 그때 가서 또 해결하면 될 테지. ㅋㅋㅋ


꼭 이렇게 바빠지면 쉴 때는 생각나지도 않던 글감들이 마구마구 떠오르고 평소 보지도 않던 책들이나 영화들이 마구마구 보고 싶어 진다. 지금도 마구마구 떠오르는 글감들을 다 써내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급한 대로 제목이나 포인트가 되는 단어, 문장들을 기록해 놓는다. 그것들을 벗 삼아 나중에라도 꼭 써야지. 아~ 오늘은 마음에 담아놓고 미루어뒀던 <개강>에 대한 글을 쓰고 나니 새벽여명이 떠오른다. 새벽녘에는 구름 가득했던 흐린 하늘이었는데.. 구름들이 서서히 물러나더니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순간 하늘이 예뻐서 멍~하니 쳐다본다. 마음속이 간질간질해진다.


오늘은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우연 속에서 나는 무엇을 배울까?

나는 오늘 얼마나 내 삶 속에서 내 사랑을 전할까?




개강하고 급하게 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한동안 글발행을 하지 못했어요. 발행은 하지 못하지만 글은 씁니다. ㅎㅎㅎ 겨울방학 전까지 글 발행보다는 글벗님들 글을 읽는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글발행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글벗님 글을 읽는 것에 시간을 더 두는 것이 저에게 더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혹시나 댓글에 답글을 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답글은 하지 못하지만 댓글 하나하나 읽으면서 힘을 내고 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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