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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ug 08. 2023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4

색깔(2023.7.25. 화)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도. 뭉게뭉게 뭉게구름이 가득한 하늘도. 군데군데 쥐 먹은 듯한 구름 낀 하늘도. 먹물을 한가득 부어놓은 듯한 하늘도.. 그 무엇이 되었던 하늘은 하늘이라서 어여쁘다. 오늘 하늘은 지킬 & 하이드콘셉트인가? 한쪽은 쏟아부을 듯, 한쪽은 내리쬘 듯 팽팽하구나. 그래, 오늘은 결단하기 참 좋은 날씨구나.


방학

중학생들이 먼저 방학을 했나 보다. 방학이 되니 도서관이 더 분주해졌다. 9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 채워졌고, 책상마다 오늘의 손님을 다 맞이했다. 나도 서둘러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오늘 내가 앉을자리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내일이면 아녜스와 테레사도 방학을 할 것이고 나는 더 열심히(?) 도서관으로 출근하겠지.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따라온다고 할까 봐 무섭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아이들과 나는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료가 될 수 있을까. 음.. 어쨌거나 아이들과 코드를 잘 맞춰서 방학을 잘 보내야 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반 설렘반이다.


색깔

방학을 하고 다양한 강의를 들었다. 코로나 시대를 겪고 난 뒤 대중화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대면 교육(? 인 것 같다. 좋은 강의들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기회가 되는대로 강의를 들었고 스터디에도 참여하고 있다. 가지각색의 색깔을 가진 강의를 듣다 보면 나는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선택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자격증을 하나 취득해야 하나, 아니면 심리검사와 관련된 워크숍을 들어야 하나, 방학중에 뭔가 하나를 했다는 증거(?)가 남는 일을 해야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도 빠듯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을 <선택>했다. 지역 내 봉사활동이나 상담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두 군데에 지원하였고, 한 군데는 <불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다행히 다른 한 곳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정해졌다. 직접경험도 좋지만, 간접경험 중 최고는 역시 독서인 것 같다. 할 수 있으면 많은 책을 읽기로 선택했다. 읽고 읽다 보면 나만의 색깔을 찾고 내가 원하는 것이 좀 더 명확해지겠지. 창문밖으로 보이는 소나무처럼 나도 언젠가 나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기를.. 나를 찾아가는 그 시간 또한 사랑할 수 있기를.. 가족치료사 버지니아 사티어는 꿈은 자기 자신에 대한 희망이라고 했다. 도서관은 나를 계속 꿈꾸게 한다.


어떤 색을 입고 있어도 하늘은 그 자체로 어여쁘다. 나도 나여서 어여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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