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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정의

일상생각(2024.07.30. 화)

by 아가다의 작은섬


연희동 경의선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친구가 불쑥 던진 한마디.

'넌 책 읽는 거 좋아하잖아'

'넌 글 쓰는 거 좋아하잖아'


별것 아닌 한마디인데

'?'가 내 앞을 떠나지 않는다.


'좋아한다'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나에게 '좋아한다'는 어떤 의미일까?


은유작가는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말은

그 일이 우선이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말하길

'내가 좋아하는지 알 수 없다면

하루는 책을 읽고

하루는 글을 쓰며

한 달을 해보라고.

그러면서 정말 글쓰기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지켜보라고.'


Really? 정말?

'난 정말 읽고 쓰는 걸 좋아할까?'

궁금했다.

나에게 '좋아한다'는

어떤 의미인지.

그래서 한 달 동안 보통 때보다

더 많이 읽고 매일 글을 썼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나는 아직도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를 위해 읽고 쓰는 것만은

확실하다.


책을 읽으면

망나니처럼 날뛰는 마음이

차분해진다.


글을 쓰면

혼란스러운 마음이

정리가 된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평생을

꾸역꾸역

읽고 쓰다 보면

진심을 다해

마음을 다해

기쁨을 담아

즐겁게

대차게

행복하게

아련하게

'나 읽고 쓰는 거 정말 좋아해'라고

말할 날이 오겠지.


그날을 기대해

그날을 고대해

그날을 기다려

그날을 희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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