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심장을 가득 채우고,

일상에세이(2025.08.10. 일)

by 아가다의 작은섬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살해하고, 그 죽음을 끝까지 확인하는 인간의 악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가족끼리 서로의 안부보다 ‘돈’의 안부를 먼저 묻는 사람들, 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전전긍긍하며 폭력을 휘두르고, 심지어 죽음까지 건네는 사람들... 그들에게 돈은, 아니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어제까지 함께 웃고 울던 사람.

남들처럼 알면서도 혹은 무지해서 작은 죄를 짓기도 하고, 누군가를 아프게도 하지만, 대체로 평범하게 살아온 그 사람들. 그들은 왜 아파야 할까. 왜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을 찾아와야 하는가.


내 상식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나 죽음이 일어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운명에게 묻고 또 묻는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상식 밖의 사건과 죽음이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감사와 위로를 새기고, 그들의 하루를 더 몰입하게 하고 나아가 삶의 깊이를 더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어제는 바로 이러한 사실이 나를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프게 했다. 내 삶에서 일어난 납득할 없는 사건이 남긴 분노가, 어떤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위로받아 가슴이 너무나도 아렸다.


마치 그들에게 죄를 짓는 것만 같아... 슬픔과 분노가 팽팽하게 맞서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집을 나서 어두움을 벗 삼아 호수공원을 달리고 또 달렸다. 이 길 위에 내 슬픔과 분노가 땀과 함께 흘러내리길 바라며... 세 번째 바퀴를 돌 무렵, 결국 눈물이 터졌다.


'숨'이 심장을 가득 채우고,

분노와 슬픔이 한꺼번에 폭발해 버리길 바랐다.


집에 들어와 숨을 고르는 순간, 테레사의 외침이 들렸다.

'말도 안 돼, 내일 개학이야!'


그 목소리에 마음이 번쩍 스쳤다. '그래, 세상은 원래 말도 안 되는 일로 가득한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말도 안 됨’ 속에서 어떻게 하루를 견디고,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며, 어떻게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답은 멀리 있지 않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기에, 오늘 나에게 허락된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 이 순간의 숨결에 감사하며, 숨을 고르고, 이 순간에 더 깊이 몰입하며 현재의 삶에서 스며 나오는 따스한 온기를 놓치지 않는 것. 견딤과 버팀이 필요한 순간에도 아주 조금씩, 오늘을 살아내는 것.


그리고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

말도 안 되는 이 삶 속에서도 우리가 인내하며 지켜낸 날들이 있었다는 걸,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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