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면서도 놓치지 않을 것들
“형, 대체 언제 올 거야?”
“노을 시간대에 와. 진짜 멋있을 거야.”
“오면 내 꿈을 보여줄게.”
이런 말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은 내가 비행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비행기를 사랑하는 사람 정도로 보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반대로 저렇게 말하고 다니는 게 별나다고, 나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 어떻든 상관없다.
내가 이곳에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다.
거대한 조직에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속해 살아간다는 감각 때문이다.
그 소속감은 늙어가는 시간을 미워하지 않게 해주고, 세월의 나이테를 천천히 받아들이게 해준다.
물론 단점도 많다.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누군가를 뛰어넘을 수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도 없다.
때로는 누군가의 결정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야 한다.
그런 것들을 완전히 용인하지 못해도 나는 괜찮다.
이곳에서 비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모두가 같은 색을 가져야 하는 곳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때로 색을 감추고, 때로 다시 드러내며 살아간다.
혹시라도 그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색을 꺼내보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어떤 비행기이든, 좋든 그렇지 않든
흘러가는 흐름에 나를 맡기고 받아들이려 한다.
결국 사람들은 내가 가진 비행에 대한 열정에 휩쓸려, 나와 함께하고 싶어질 테니까.
적어도 비행에 있어서는 그렇다.
잃지 않기 위해 내 머릿속은 계속 돌아간다.
간절함을 숨기지도 않는다.
잃을까 두려워 시간을 버리는 건 최악이니까.
약해진 햇빛도 예쁠 때가 있다.
강렬한 노란빛은 아니지만,
조금 색을 잃은 그 빛이
나를 망치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