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매일 할 수 없다면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하늘이 허락한 시간

by isol

비가 내리는 하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행 가능 여부다.
비행을 하지 못하는 날을
누군가는 기뻐하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매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있을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그것을 매일 할 수 없는 사람일 것이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거나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아직 그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그 가능성을 믿는 쪽이다.




어떤 분야에 미쳐서
그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면
정말 잘할 수 있게 되는 걸까.
재능이 없다며 포기하라는 말 속에서도
미련하리만큼 하나를 붙잡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응원받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그 열정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결국 남는 건 증명뿐이다.
그런데 나는 누구에게 증명해야 하는 걸까.
나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나 자신일까.



비행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면
나는 이곳에 들어오는 선택을 했을까.
두려움 속에서 내린 그 결정 앞에서
나는 다시 나 자신을 믿고
그 선택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실패가 아니라
열정이 식어버리는 일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그랬다.
상대의 마음이 먼저 지쳐버려
내가 마음을 열기 시작할 즈음
그 사람이 떠나버릴까 봐
늘 조심스러웠다.
열정은 식을 수 있기에
더 무섭다.



그래서일까.
하늘은 내 열정이
쉽게 타오르지 않도록
비를 내리고, 눈을 뿌리고,
시야를 좁혀주는 것 같다.
하룻밤의 열정이 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 주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그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어쩌면
말없이 지켜보고,
조용히 응원해 주는 시선들이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을 매일 할 수 없다면
매일 생각이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어떻게 하면 다시 비행할 수 있을지,
어떤 길로 하늘에 오를 수 있을지.
그 생각들이 언젠가
행동이 되기를 바라면서.



어쩌면 신은
내가 매일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도록
세상을 설계했는지도 모르겠다.
소중한 것을
너무 빨리 잃지 않도록,
오래 품고 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