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판 위에 서다

여론의 한 가운데에서 포지션을 정하는 법

by isol

판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하나다.
더 멀리 날기 위해서다.




처음부터 다시 난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방식은 아니다.
이번에는 누군가가 만들어둔 항로가 아니라,
나만의 길로 날기 위해서다.




비행판에는 언제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몇몇 강자 곁으로 약자들이 모이고,
그 무리가 여론을 만든다.




목소리는 커지지만 방향은 늘 비슷하고,
생각은 깊어 보이지만 대부분 얕다.




나는 그 여론에 섞이지 않는다.
맞서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 흐름 속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설지,
어디서 날아오를지
스스로 결정할 뿐이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말해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이야기를 들은 뒤의 반응과 표정만 봐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를 이렇게 표현해온 건 6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이 세상 모두에게
해명이라도 해야 하는 사람처럼.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수많은 눈빛이 “설명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당당하게, 혹은 당당한 척하며 말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신기하게도
뒤에서 오가는 말들은 다 들렸다.

어느 순간 타깃이 되었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친했다고 믿었던 동료들은
서서히 자리를 떠났다.
완전히 홀로 남았을 때,
오히려 더 강해졌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 강해지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그 판을 떠났다.
그게 6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나를 비웃는 목소리들이
여전히 들린다.
무언가를 시작하겠다고 하면
“네가 뭘 할 수 있겠냐”며
먼저 판단부터 하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무력감 속에서
잠깐의 희열과 안도감을 얻기 위해
공격성을 드러내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이미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다.
판을 짜서 한 사람을 타깃으로 삼고
이야기를 시작할 때,
나는 단 한 번도 그 자리에 끼지 않았다.
가진 것이 많다는 이유로
덜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을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종은 울렸다.
불쾌하게 거슬리는 존재들이 보이지만,
나는 그들을 처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피하지도, 도망치지도 않는다.




이번에는 다르다.
더 높이 날기 위해 돌아왔고,
어디로 날아갈지
이미 알고 있다.




누가 위에 있고
누가 따라야 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