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라는 친구에게

모두가 처음일 때 느끼는 감정

by isol

5m 수영장, 잡을 수 있는 벽은 없다. 고개를 물속으로 넣고 바닥을 바라본다. 물들은 내 눈을 흐릿하게 만들고도 따가움이란 아픔을 준다. 아무것도 의지할 것 없이 그저, 끝없는 원을 그리며 헤엄치는 우리들에게 두려움이란 감정이 하나둘씩 피어오른다.


수영을 할 줄 아는 누군가는 길고 긴 물 속 시간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잠근다. 수영을 할 줄 모르는 누군가는 물 속 깊이 빠질지 모르는 공포감에 몸에 힘을 빼지 못하고 호흡이 거세진다. 그렇게 끝나지 않는 루프를 그리며, 물 속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이것들이 끝나면 또 다시 새로운 두려움으로 우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은 항상 그런 감정을 전해준다. 익숙한 것에 머물면 또 그것 나름대로 지루하니, 인간은 모두 익숙한 것에는 질려하고, 새로운 것에는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곧, 비행이 시작되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훈련에 들어가면 예상할 새 없이 모든 것들은 그냥 진행되어 버린다. 각자의 사정을 봐줄 새도 없이,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진행중인 훈련에 중단을 말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더 큰 두려움을 마주하며, 새로운 변화를 기다려야 한다.


비행도 그럴 것이다. 경력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새로운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면 자신의 운명을 그것들에 내맡겨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그저, 두려움을 반기며 새로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나가면서 두려움을 줄여나가며 다시 다가올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채로 두려움을 맞이해야 한다.


두려움이란 친구는 우리와 헤어지지 못한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서 두려움은 더욱 더 곁에 있으려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정에 그저 자신의 결정을 믿고 나아가야만이 그나마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만의 의미라도 건져올릴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은 나쁜 친구일 수도, 좋은 친구일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들은 새로 마주한 두려움이란 친구와 함께 지내며, 곧 있을 비행은 생각할 여유도 없이 하루를 흘려보낸다.

목,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