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가라앉는 것은 오직

선택해야만 하는 포기

by isol

숨이 차오른다. 무거운 짐이 짓누르며 온갖 저항을 만들어내는데, 나는, 우리는 모두 앞으로 가야만 한다. 가지 않으면 가라앉는다.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포기를 선택한다.

호흡이 가파오고, 힘이 들 때, 아래로 향한 시선은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려 한다. 잠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 두려움을 마주할 자신이 있을까? 묻는다. 모든 것이 어둠속에 잠기면 지금까지의 나는 없어지는데 의미가 남을까? 아무 소용이 없을 것만 같고, 두려움이 그리워진다.

"정신 안차려?"

반말과 물이 얼굴과 입 안으로 들어온다. 순간 감정이 살아났다. 두려움에 매몰될 것 같던 그 순간 화가 나면서 그대로 깊은 곳에 빠질 것만 같았던 그 짧은 시간에 어린 교관을 쳐다보았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한계라고만 생각했건 그 순간, 더이상 애써 발버둥 치고 싶지 않았던 그 순간 화가 났다는 것은 나는 아직 나아갈 힘이 남아있다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덧 3명의 포기자가 나왔다. 그들 중 한 명의 눈동자는 모든 것들을 잃은 듯한 것처럼 보였다. 그 눈동자와 마주칠까 내 눈동자는 도망을 첬다. 물 안으로 가라앉지 않으려고 모든 것을 다했던 그를 애써 동정하거나 어줍잖은 위로를 하지도 않았다.

자진 포기이지만, 결국 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 나도 그러한 포기가 무엇인지 안다.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었다면 그것은 너무나 큰 죄책감을 유발한다.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고, 동료들에 애써 슬픔이나 아쉬움을 보이려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느껴진다. 눈을 보면 그들이 어떤지 내 눈동자가 그것들을 읽어낸다.

함께하자며 미래를 그려도 우리는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뒤돌아보지 않고 가야하는 슬픔을 아직까지는 이겨낸다. 그런데,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 옆에 누구도 없다면 고요 속에서 길을 잃은 어린 조종사일 뿐이니까. 보내줄 수 밖에 없으니 슬픔은 물에 가라앉도록 내버려 둔다. 그렇게 물속 깊숙히 내 감정을 숨겨둔다.




2026.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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